도내서 최근 4년간 화목보일러로 화재 117건 발생해 4명 부상
"강원 고성산불, 화목보일러가 원인일까"…경찰, 원인규명 주력
축구장 면적 119개(85㏊)를 태운 강원 고성 산불의 원인을 밝히기 위해 경찰 수사가 본격화되고 있다.

이 사건을 수사 중인 강원지방경찰청은 지난 2일 시행한 현장 감식을 통해 확보한 화목보일러 부품 등 증거물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서 보내 분석 중이라고 3일 밝혔다.

이번 고성산불이 지난 1일 오후 8시 4분께 고성군 토성면 도원리의 한 주택에서 시작돼 인근 야산으로 번진 것으로 알려졌다.

주택 주인 A씨도 경찰에서 "온수를 사용하기 위해 화목보일러를 가동했고, 보일러실에서 불길이 치솟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점에 주목한 경찰은 소방과 전기안전공사 등과의 합동 현장 감식에서 A씨의 주택 보일러실을 집중적으로 살폈다.

"강원 고성산불, 화목보일러가 원인일까"…경찰, 원인규명 주력
이 과정에 화목보일러 부품 등 증거물을 수거했다.

화목보일러 주변에 가연성 물질이 있었는지, 청소 등 관리 상태 등도 조사했다.

경찰은 국과수에 보낸 증거물 분석 결과가 나오는 대로 탐문 수사 등을 통해 이번 고성산불과의 관련성을 밝혀낼 방침이다.

하지만 화목보일러 과열로 인한 주택화재가 산불과 어느 정도 관련이 있다 하더라도 A씨의 과실로 단정할 수 없다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경찰은 화목보일러가 아닌 주택의 전기시설 등 다른 요인으로 인한 화재 가능성도 열어 놓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화목보일러 과열로 인한 화재 원인이 취급 부주의, 관리 소홀, 주변의 가연성 물질 여부 등으로 무수히 많다"며 "과학수사 등을 통해 과실 여부를 하나씩 짚어나가겠다"고 말했다.

"강원 고성산불, 화목보일러가 원인일까"…경찰, 원인규명 주력
고성산불이 화목보일러 과열로 추정되면서 이에 대한 사용 주의가 요구된다.

강원도 소방본부에 따르면 2017년부터 지난 4월 말까지 최근 4년간 도내에서 화목보일러로 인한 화재는 117건으로 4명이 부상을 입었다.

또 10억2천여만원의 재산 피해가 났다.

화목 보일러는 한꺼번에 너무 많은 연료를 넣거나, 연통 내부에 쌓인 그을음이나 타르 성분 등이 쌓이면 과열되기 때문에 관리를 철저히 해야 한다고 소방당국은 당부했다.

소방 당국은 "화목보일러 주변에는 불에 타기 쉬운 종이, 목재, 천 등을 두지 말아야 한다"며 "불씨가 남은 재는 바람에 의해 산불로 번지기 쉽기 때문에 물로 완전히 소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나무를 많이 넣거나 연통 내 그을음이나 타르 성분이 쌓이면 과열로 인한 화재 가능성이 커 평소 청소를 철저히 해야 한다"며 "화목보일러 설치 시 가연성 벽이나 천장 접촉 부분에 불에 타지 않는 재료로 시공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강원 고성산불, 화목보일러가 원인일까"…경찰, 원인규명 주력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