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 오후 강원 고성군 토성면 도원리에서 발생한 산불에 대응한 육군 8군단의 신속한 조처가 주목을 받고 있다.

화마에 맞서 탄약고 지킨 육군 8군단…군인정신 빛났다
3일 육군 8군단에 따르면 오후 8시10분 산불 발생 소식을 접하자마자 예하 부대의 지휘체계를 군단 중심으로 일원화하고 이에 따른 대응 체제를 구축했다.

우선 피해 예상 지역에 주둔해 있는 육군 22사단 장병과 신병교육대 훈련병 등 1천800여명을 고성실내체육관과 인근 학교시설에 신속히 대피시키고 총기와 주요 장비도 안전지역으로 이동시켰다.

특히 산불의 위험반경 안에 있던 전차대대의 탄약고와 장비를 지키기 위해 혼신의 노력을 다했다.

탄약고에는 전차탄 등 각종 탄약이 보관돼 있어 폭발로 이어지면 상상할 수 없는 큰 피해를 가져올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이에 군 지휘부는 인접 부대인 1함대사령부와 18전투비행단의 소방차를 포함한 총 32대의 군 소방차와 일반 소방차 10대를 탄약고에 배치해 방화저지선을 구축하고 밤새 탄약고 주변에 물을 뿌려가며 필사적으로 지켰다.

또한 전차 등 궤도차량을 연병장 중앙으로 이동 시켜 부대 전투력의 핵심이 피해를 보지 않도록 했다.

이날 산불은 탄약고로부터 50m까지 접근하면서 현장의 긴장감은 최고조에 달했다.

화마에 맞서 탄약고 지킨 육군 8군단…군인정신 빛났다
현장에 있었던 전차대대장 안재형 중령은 "당시 바람이 강하게 불어 탄약고로 산불이 번질 수 있는 위험천만한 상황이었지만 지금 여기서 산불을 막지 못하면 더 큰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위기감에 군·관이 합심해 혈투를 벌였고 마침내 탄약고를 안전하게 지켜낼 수 있었다"며 "현장에서 함께 싸워 준 부하들이 고맙고 자랑스럽다"고 밝혔다.

또한 "현장 상황을 실시간 확인하며 적절한 지침을 내려준 군단과 사단의 지휘부, 그리고 함께 싸워준 소방관들에게도 감사드린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육군 8군단은 각 방송사의 재난방송 전화 인터뷰에 참여, 실시간 진행 상황을 설명하고 각종 SNS를 활용한 상황 전파도 시도해 아들을 군에 보낸 부모님들을 비롯한 국민에게 호응을 얻었다.

주불 진화 후에는 800여명의 장병을 산불 현장에 투입해 잔불 제거 작전을 펼쳤으며 열상감시장비(TOD) 3대를 운영, 열점 3개를 식별해 제거하는 등 산불 마무리에 최선을 다했다.

부대 관계자는 "지형 특성상 주둔지에서 매년 산불이 발생하고 그때마다 육군 8군단은 앞장서서 진화작업에 참여했다"며 "국민에게 필요할 때면 가장 먼저 달려가는 국민의 군대로서 역할과 책임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