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촉발된 위기를 헤쳐나가기 위해 프리미엄과 중저가 시장으로 나눠 공략하는 차별화 전략을 모색하고 있다. 글로벌 1위 자리를 유지하려면 수익성을 결정하는 프리미엄 시장, 물량을 좌우하는 중저가 시장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아야 하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이달 중저가 모델인 ‘갤럭시A31’과 ‘갤럭시A51’을 내놓는다. 갤럭시A51은 네 개의 카메라가 달린 5세대(5G) 이동통신 스마트폰이지만 50만원대에 불과하다. 이르면 이달 또 다른 중저가 5G 스마트폰 ‘갤럭시A71’도 선보일 계획이다.

올해는 중저가 스마트폰 시장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코로나19 여파로 소비심리가 위축된 데다 중저가 시장으로 5G 스마트폰 수요가 확대되면서다. 애플은 중저가 스마트폰인 아이폰SE, LG전자는 신제품 LG벨벳으로 대응한다.

프리미엄 제품 개발에도 공을 들인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29일 1분기 실적 발표를 위한 콘퍼런스콜에서 올 하반기 ‘갤럭시노트’ 시리즈와 폴더블(접는) 스마트폰 신제품 출시를 차질 없이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새 폼팩터(제품 형태)로 자리잡은 폴더블폰에서는 지난해 내놓은 ‘갤럭시폴드’, 2월 출시한 ‘갤럭시Z플립’에 이어 올해 또 다른 제품을 내놓으면서 시장을 주도해나갈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코로나19에 따른 시장 불확실성이 계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온라인 판매 채널 확대 등의 마케팅 유통 전략도 새롭게 짜고 있다. 기존 오프라인 위주로 운영되던 판매 채널은 온라인과 기업간거래(B2B) 강화로 대응한다. 한국과 인도 등으로 다변화된 생산기지도 더욱 탄력적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하반기 스마트폰 시장에 위기와 기회가 공존할 것으로 보고 있다. 코로나19 영향이 지속된다면 수요 위축이 심해질 가능성이 있다. 경쟁도 더욱 치열해질 수밖에 없다. 이종민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상무는 콘퍼런스콜에서 “하반기에는 상반기의 부진한 실적을 만회하기 위해 업체 간 경쟁이 심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애플의 신제품 출시가 연기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 것은 삼성전자에는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 애플은 올 하반기 ‘아이폰12’를 첫 5G 모델로 내놓을 계획이었다. 그러나 중국 공급망에 차질이 생기면서 출시일을 미룰 것이라는 전망이 속속 나오고 있다. 5G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독주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홍윤정 기자 yj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