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 착용 등 '거리 두기' 약해져…느슨해진 경계심에 우려 목소리

황금연휴 이틀째인 1일 제주와 강원, 부산 등 바닷가를 낀 관광지 곳곳이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답답한 생활을 견디다 못해 밖으로 나온 인파로 북적였다.

경북 내륙과 강원 일부 지역은 낮 기온이 32도 안팎까지 올라가는 등 여름 피서철을 방불케 하는 더위가 찾아와 모처럼 나들이 분위기를 더했다.

초여름 날씨 전국 해변·관광지 '들썩'…코로나19 해방감 만끽
이날 제주공항에는 종일 관광객 입도 행렬이 이어졌고 주요 해변과 관광지는 여장을 푼 관광객들로 들썩거렸다.

제주관광협회에 따르면 연휴 전날인 29일 이미 3만6천587명이 들어왔고, 30일에는 4만6천여명이 입도했다.

1일 입도객은 4만2천여명으로 예상된다.

이날 협재, 함덕, 곽지, 월정, 중문, 김녕 등 주요 해변은 화창한 날씨를 즐기려는 관광객으로 크게 붐볐다.

공항에 도착할 때와 달리 해변에 나온 관광객 절반 이상은 마스크를 벗어 코로나19 감염에 대한 경계심을 내려놓은 모습이었다.

협재 해변 인근 유명 식당에서 입장 순서를 기다리는 관광객들은 다닥다닥 붙어 줄을 섰고, 제주도 권고에도 식당 내 거리 유지는 거의 지켜지지 않는 모습이었다.

사려니숲길 등 주요 숲과 오름, 한라산 국립공원에도 많은 사람이 찾았다.

사려니숲길의 경우 입구 주차장이 가득 차자 반대편 갓길까지 차가 점령하는 등 혼잡이 이어졌다.

해변과 해안도로 주변 카페들도 모처럼 특수를 누렸다.

실내 관광지들은 거리 두기를 위해 입장 인원 제한, 강제 발열검사 및 손 소독 등 감염 예방에 부단히 힘쓰는 모습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을 위한 사회적 거리 두기가 느슨해진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도민들은 일부 관광객 행동에 우려를 표하는 분위기다.

초여름 날씨 전국 해변·관광지 '들썩'…코로나19 해방감 만끽
삼척 원덕읍 33.6도 등 낮 최고기온이 30도를 훌쩍 넘는 초여름 날씨를 보인 강원 동해안도 관광객으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속초와 경포 등 동해안 주요 해수욕장에는 오전부터 행락객 발길이 이어졌다.

가족과 친구, 연인 단위로 해변을 찾은 관광객과 시민들은 백사장을 거닐거나 바닷물에 발을 담그고 물장난을 하면서 휴일을 만끽했다.

백사장에 곳곳에는 그늘막과 텐트가 펼쳐졌다.

올해 들어 처음 시동을 건 모터보트들은 바다 위를 시원스럽게 질주했다.

동해안 유명 음식점에는 손님들이 줄을 선 채 1시간가량 기다려야 하는 등 오랜만에 장사진을 이뤘다.

관광객이 많이 찾는 속초관광수산시장도 지난달 30일부터 연이틀 인파로 북새통이다.

국립공원 설악산에는 전날 7천400여명에 이어 이날 8천600여명이 찾아와 초여름 산행을 즐겼다.

초여름 날씨 전국 해변·관광지 '들썩'…코로나19 해방감 만끽
해운대를 비롯한 부산의 해변과 주요 관광지 역시 모처럼 나들이를 나온 이들로 붐볐다.

해운대해수욕장 백사장에는 마스크를 착용한 나들이객과 관광객이 탁 트인 바다와 해변을 덮치는 파도를 보며 코로나19로 인해 갇힌 일상의 답답함을 풀어냈다.

이벤트 광장과 백사장 조형물 앞에는 사진을 찍으려는 관광객이 줄을 서고, 산책로와 조선비치 호텔 앞 동백섬 일대에도 관광객 발길이 이어졌다.

백사장에는 돗자리를 깔고 햇볕을 즐기는 시민이 많았다.

해운대해수욕장 관계자는 "부처님오신날 휴대폰 빅데이터 집계 결과 2만6천명이 방문했고, 오늘도 비슷한 수준의 인파가 몰리고 있다"고 말했다.

바닷가 특급호텔은 모처럼 손님이 몰려 특수를 누렸다.

동해안 기장 해변에 있는 힐튼부산은 코로나19로 가동 객실 수를 줄여 운영하고 있지만, 가동 객실 80% 이상이 예약된 상태다.

파라다이스호텔 부산 등 해운대 특급호텔도 지난주와 비교해 손님 수가 많이 늘어났다고 했다.

해운대 특급호텔 한 관계자는 "예약률도 높지만, 최근에는 하루나 이틀 전 혹은 당일에 즉석 여행을 결정하고 숙박하는 경우가 많아 황금연휴 기간에 모처럼 붐빌 것 같다"고 말했다.

전국 곳곳에서 관광객 대부분이 마스크를 착용하고 사회적 거리를 유지하는 모습이었지만, 날씨가 더워지자 마스크를 벗은 관광객이 늘어나 코로나19에 대한 경계심이 풀어진 것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조정호 이재현 박지호 기자)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