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업일 부족…경기 상당수 학교 황금연휴 재량휴업일 '반납'

일부 학교는 '등교개학 후 교실 수업일' 확보 위해 재량휴업 실시

최장 7주간 개학이 연기되면서 경기지역 상당수 학교가 수업일수 확보를 위해 5월 황금연휴기간(4월 30일∼5월 5일) 재량휴업을 반납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도 수원 영통구 A 초등학교는 근로자의 날인 1일 평소처럼 온라인 수업을 진행했다.

어린이날(5일) 전날인 4일(월요일)에도 쉬지 않을 계획이다.

연초에 수립한 2020학년도 학사일정 계획으로는 1일과 4일에 학교장 재량휴업할 예정이었으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개학을 3차례 연기해 법정 수업일을 확보하는 데 어려움이 커졌기 때문이다.

정부가 올해 법정 수업일을 190일에서 180일로 줄였지만, 초등학교 1∼3학년은 개학일이 3월 2일에서 4월 20일로 7주가량 미뤄져 1학기 수업일이 대폭 줄었다.

A 초교는 지난해 5월 3일(금요일)과 6일(월요일)을 재량휴업일로 지정해 '단기방학'한 바 있다.

수원 권선구 B 초교도 비슷한 이유로 이번 황금연휴기간에 재량휴업하지 않기로 했다.

안산 C 고교 교장은 "코로나19로 수업일이 줄었는데, 재량휴업까지 하면 혹서기 여름방학 기간이 줄게 돼 정상 수업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5월 체육대회' 모습도 보기 어려워졌다.

최근 몇 년간 일부 학교는 '가을 운동회'를 근로자의 날이 있어 학부모 참여가 수월한 5월로 앞당겨 진행해왔다.

수원교육지원청 관계자는 "지난달 파악한 바로는 도내 99개 초등학교 중 60% 정도가 1일에 재량휴업을 하지 않기로 했고 4일엔 그 비율이 더 높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상급 학교 진학 시 내신성적이 반영되는 중·고교 일부는 '등교 개학 후 교실 수업일'을 하루라도 더 확보하기 위해 1·4일 재량휴업을 그대로 진행하기도 했다.

용인 D고등학교는 개학이 수차례 연기되자 애초 예정한 1·4일 재량휴업일을 취소하려다 말았다.

D고교 교무부장은 "아직 등교 개학 전이라 1일과 4일 재량휴업하지 않으면 그날은 온라인 수업을 해야 하는데, 아무래도 온라인 수업보다는 교실에서 수업하는 게 학생 지도 여건이 더 좋지 않겠냐는 의견이 많았다"며 "나중에 여름방학을 줄여서라도 등교개학 일수를 하루라도 더 확보하는 게 좋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화성 E고교 역시 "등교개학 후 수업일수가 너무 적어 등교일을 충분히 확보하는 게 좋겠다고 협의했다"며 "학부모와 학생 불만도 없었다"고 말했다.

경기도교육청 관계자는 "보통 징검다리 연휴에 끼인 날이나 개교기념일 등을 학교장 재량 휴업일로 지정한다"며 "학교에 따라 연간 3∼5일 정도를 재량 휴업일로 쓰는데 올해는 수업일 확보에다 여름방학 기간도 어느 정도 맞춰야 해 휴업일을 예년처럼 쓰는 게 쉽지만은 않은 상황이다"고 설명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