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이 올해 금융투자회사의 유동성 위험 등 리스크 관리 실태를 중점적으로 들여다보기로 했다. 해외 부동산과 메자닌(주식으로 바꿀 수 있는 채권) 등 위험자산 투자와 운용·판매 과정도 점검할 계획이다.

금융감독원이 26일 내놓은 ‘2020년 금융투자회사 중점 검사사항’을 보면 금감원은 올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와 관련해 금융투자업계의 리스크 관리 능력을 점검하는 데 주안점을 두기로 했다.

증권업계는 지난달 해외 주요 지수가 급락하면서 주가연계증권(ELS)의 위험회피(헤지)를 위해 사놓은 해외 파생상품에서 수조원대에 이르는 마진콜(증거금 추가 납입 통지)이 발생해 홍역을 치렀다. 코로나19로 미국, 유럽 등지의 경기가 급속도로 얼어붙으면서 미리 사놓은 오피스빌딩 등 해외 부동산 재매각(셀다운) 작업에도 제동이 걸렸다.

이에 금감원은 증권사의 ELS를 비롯한 파생결합증권 관련 유동성 리스크 관리 실태를 점검하기로 했다. 해외 부동산은 증권사의 물건 인수와 셀다운은 물론 운용사의 부동산펀드 설정·운용·판매 등 전 과정을 밀착 감시해 금융사고 발생 가능성을 예방하는 데 주의를 기울일 방침이다.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고질적 불건전 영업행위 및 취약부문에 대한 테마 검사도 병행한다. 올해는 증권사와 전문투자형 사모펀드(헤지펀드) 간 총수익스와프(TRS) 거래 등 증권사 프라임 브로커리지 서비스(PBS) 업무 수행의 적정성이 주된 검사 항목이다. 운용사에 대해선 회사 및 운용역의 전환사채(CB), 신주인수권부사채(BW) 등 메자닌 투자 관련 내부 통제 수준을 측정할 예정이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