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전 미래통합당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이 16일 국회에서 제21대 국회의원 선거 결과 관련 기자회견 중 잠시 생각에 잠겨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종인 전 미래통합당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이 16일 국회에서 제21대 국회의원 선거 결과 관련 기자회견 중 잠시 생각에 잠겨 있다. /사진=연합뉴스
4·15 총선에서 참패한 미래통합당이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 카드를 꺼내 든 가운데 통합당의 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 내부에서도 의견이 갈리는 모양새다.

심재철 통합당 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22일 "의원 총회 이후 한 번 더 구체적인 의견을 수렴했다"며 "다수 의견에 따라 김종인 전 총괄선대위원장을 주축으로 하는 비대위로 결정났다"라고 밝혔다.

통합당은 21일 밤까지 당 소속 제20대 국회의원과 21대 당선자 등 총 142명을 대상으로 선거 패배를 수습할 지도체제에 대해 전수 조사를 실시한 바 있다.

해당 조사 결과를 토대로 심 권한대행은 "이미 최고위에서는 의견을 모았었다"며 "142명 중 2명이 연락되지 않았고, 지금 상황에서 과반이 넘는 의견이 '김종인 비대위'에 찬성을 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통합당의 결정에 미래한국당 내부에서도 의견이 갈리고 있다. 선거 패배의 책임이 있는 인사에게 당의 운명을 맡기느니 자강을 하자는 독자노선파와 김 전 위원장 카드 이외의 대안이 없다는 통합파로 나뉜 것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국당 관계자는 "현재 당내에서 2기 지도부를 꾸리기 위한 움직임도 나오고 있다"면서 "통합은 언젠가 이뤄져야 하겠지만 김종인 카드 등장에 지금 당장은 자강을 하자는 이야기들이 나오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김 전 위원장은 총선 패배에 책임이 있는 사람인 만큼 김 전 위원장에 대한 비토 정서가 심한 상황"이라며 "김 전 위원장과 함께하기보다 자체적인 교섭단체 구성과 지도부 구성이 이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조수진 한국당 대변인은 "김 위원장 카드 이외에 무엇이 있겠는가"라면서 "현실적인 대안도 없는 상황에서 우리는 통합당의 결정에 따르며 향후 행보도 발을 맞춰갈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김 전 위원장은 조기 전당대회 없이 무기한으로 전권을 쥐는 비대위 구성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준혁 한경닷컴 기자 pressc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