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성 호흡곤란 있으면 '호중구 세포외 트랩'이 폐 등 손상 콜드스프링하버 연구소, '실험의학저널'에 논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심해지면 급성 호흡곤란 증후군(ARDS), 폐렴 및 광범위한 폐 손상, 기도의 짙은 가래, 혈전 등 증상이 나타난다.
병세가 위중한 코로나19 환자는 인공호흡기를 쓰다가 나중엔 에크모(ECMO·체외막형 산소화 장치)까지 동원하지만, 상당수가 결국 생명을 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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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크모는 심장과 폐가 멈춘 환자의 몸에서 피를 뽑아 산소를 공급한 뒤 돌려보내는 장치로 환자를 살리는 마지막 수단으로 쓰인다.
그런데 ARDS 등 코로나19의 위중한 증상들이, 백혈구의 일종인 호중구(neutrophils)의 과잉 활성화에서 비롯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박테리아 등 병원체가 발견되면 호중구는 DNA를 방출해, 독성 효소를 함유한 DNA 망(web)으로 병원체를 집어삼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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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급성 호흡곤란 증후군이 생긴 경우에는 '호중구 세포외 트랩(NETs)'이라는 이 DNA 망이 폐와 다른 주요 기관에 심한 손상을 가한다는 것이다.
호중구는 전체 백혈구의 55~70%를 차지하는 과립구 세포로서 선천 면역의 핵심 역할을 한다.
이 연구는 미국의 콜드스프링하버 연구소·페인스타인 의학 연구소·텍사스대 MD 앤더슨 암 센터, 캐나다의 맥길대 보건센터 연구소 등 11개 연구기관이 참여한 '네트워크(NETwork) 컨소시엄' 이 수행했고, 관련 논문은 20일 '실험의학저널(Journal of Experimental Medicine)'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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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중구 세포외 트랩(NETs)이 처음 발견된 건 2004년이다.
하지만 지금까진 다른 질병과 관련된 작용에만 연구가 집중돼, 과학자들 사이에 널리 알려지진 않았다.
네트워크 컨소시엄이 코로나19에 주목한 건, 과도한 NETs 활성화로 생기는 호흡곤란 증상이 중증 코로나19 환자의 ARDS와 유사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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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폐 감염증 환자와 달리 코로나19 환자의 기도엔 짙은 가래가 생기고, 정상보다 훨씬 높은 비율로 전신 혈전이 발생하는 것도 NETs를 연상시켰다.
실제로 NETs는 암이나 패혈증 환자의 혈액에서 혈전 생성을 촉진하기도 한다.
네트워크 컨소시엄의 과학자들은 이번 연구 결과를 토대로 NETs 과민 반응이 코로나19의 공통적인 특징인지 밝히는 데 주력하고 있다.
NETs의 과도한 활성화가 코로나19의 위중한 증상을 유발한다는 게 입증되면 유망한 치료법 개발의 길이 열릴 것으로 과학자들은 기대된다.
아울러 NETs와 호중구의 이상 작용으로 발생하는 낭포성 섬유증, 통풍, 류머티즘 관절염 등에 쓰이는 치료법이 코로나19 환자의 과도한 NETs 활성화를 막을 수 있다는 제안도 나온다.
논문의 공동 교신저자인 페인스타인 연구소의 벳시 반스 교수는 "코로나19의 위중한 병세나 특별한 임상적 특징이 NETs의 존재와 연관돼 있는지를 확인하는 게 중요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경북에서 올해 첫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S) 사망자가 발생했다.27일 경북도에 따르면 최근 70대 여성 A씨가 산에 쑥을 캐러 다녀온 후 어지럼증, 근육통, 식욕부진 증상으로 병원에 입원했다. 이후 증상이 악화해 중환자실에서 치료받다 지난 20일 사망했고, 사망 이후 SFTS 양성판정을 받았다.올해 경북에서 SFTS로 사망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 올해 들어 경북 환자를 포함해 전국에서 두 명의 SFTS 사망자가 나왔다. SFTS는 4~11월 주로 발생한다. 바이러스를 보유한 작은소피참진드기에 물린 뒤 5~14일의 잠복기를 거쳐 38도 이상의 고열, 오심, 구토, 설사, 식욕부진, 혈소판 감소 등의 증상을 나타내는 감염병이다. 치명률이 높고 예방 백신과 치료제가 없어 주의해야 한다.물리지 않는 게 최선의 예방책이다. 긴소매 옷을 입고 장갑·장화·토시도 갖추는 것이 좋다. 풀밭에 옷을 벗어 놓지 않고, 진드기 기피제를 뿌리는 것도 중요하다. 귀가 즉시 샤워하고, 작업복과 일반 옷을 분리 세탁하는 것도 방법이다.진영기 한경닷컴 기자 young71@hankyung.com
대한의사협회(의협)는 27일 정부의 의대 정원 2000명 증원 정책에 대해 국정조사를 요구하기로 결의했다.의협은 이날 대전컨벤션센터에서 정기대의원총회를 열고 이같이 결정했다. 의협 대의원들은 이날 발표한 결의문에서 "정부의 일방적인 의대 2000명 증원 정책은 의료현장의 심각한 혼란을 초래했다"며 "정책의 기획 및 집행 전반에 대한 국정조사를 통해 책임 소재를 명확히 하고, 유사 사태 재발을 막고자 국정조사를 요구한다"고 밝혔다.의협은 "정부는 (정책 추진) 1년이 지나도록 의대생과 젊은 의사들이 고통받고 있다는 사실을 부인하지 말라"며 "의료개혁이라는 이름으로 호도하지 말고, 원상복구만이 해답"이라고 강조했다.정부가 의대 정원 증원 발표를 없던 일로 하고, 이전 상태로 돌아가서 함께 논의를 시작하자는 의미로 해석된다. 교육부가 내년도 의대 모집 인원을 증원 전인 3058명으로 동결했지만, 모집 인원만 늘었을 뿐 정원은 2000명 늘어난 대로 그대로니 이를 다시 줄여야 한다는 입장이다.대의원들은 "의협은 상실감에 빠진 젊은 회원과 의대생 치유에 온 힘을 쏟으라"며 "의협이라는 든든한 우산을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이에 따라 회칙을 바꿔 면허가 없는 의대 학생에게도 '준회원' 자격을 부여하기로 했다. 준회원은 회비 납부나 선거권 등 권리와 의무가 없는 소통 강화를 위한 상징적인 의미라고 의협은 설명했다.의협은 대선 기간 정치적 영향력을 확대하겠다는 뜻도 피력했다. 김택우 의협 회장은 이날 "대선 기간 제시되는 보건의료 공약들이 또 다른 의료 개악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정책 주도권을 확보해 나가겠다"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