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언컨택트 = 김용섭 지음. '언컨택트(Uncontact)'는 접촉을 뜻하는 '컨택트'에 부정을 나타내는 접두사 'un'을 결합한 신조어로 비접촉, 비대면, 즉 사람과 직접적으로 연결되거나 접촉되지 않는다는 의미다.
코로나 19 사태로 사회적 거리 두기가 강조되면서 언컨택트가 일상의 흐름이 됐지만, 이 책은 코로나 19는 방아쇠 역할을 했을 뿐이며 컨택트에서 언컨택트로 전환해 가는 거대한 흐름은 이미 예견된 것이라고 강조한다.
언컨택트는 서로 단절돼 고립되기 위해서가 아니라 계속 연결되기 위해서 선택된 트렌드다.
불안과 위험의 시대에 더 편리하고 안전한 컨택트를 위해 연결과 접촉 방식이 바뀌는 것일 뿐이다.
트렌드 분석가인 저자는 언컨택트 현상이 빠르게 일상화하는 대전환적 흐름의 원인과 배경에서 미래 전망까지 역사, 문학, 사회, 철학, 시사, 경제 등 다양한 분야의 현상과 사례, 자료를 들어 설명한다.
그는 "언컨택트 사회는 예고된 미래였지만 코로나 19의 갑작스러운 등장으로 전환 속도가 엄청나게 빨라졌으며 준비도 안 된 상황에서 언컨택트 환경을 도입함으로써 여러 문제가 급격히 노출되기도 한다"면서 "코로나 19가 종료되면 인간 소외와 새로운 갈등, 새로운 차별과 새로운 위험성 등 언컨택트 사회로 인해 제기되는 문제들에 대해 본격적인 대응에 나서야 한다"고 말한다.
퍼블리온. 312쪽. 1만8천원.
▲ 세상의 모든 수학 = 에르베 레닝 지음, 이정은 옮김. 프랑스 엘리트 양성 제도권에서 40년간 수학을 가르쳤고 수학 대중화를 위한 저술 활동을 활발히 펼친 저자가 그동안의 강연 내용과 꼭 알아야 할 수학 지식을 정리했다.
수학은 어디에나 있고 과거부터 현재까지 우리 생활에 깊숙이들어와 있음을 다양한 예를 들어 설명한다.
해바라기에도, 한 무리의 찌르레기 떼에도, Jpeg 파일 형식을 사용하는 사진 속에도, 그리고 휴대전화 속에도 수학의 원리가 숨어 있다.
수학은 주식거래를 주도하고 날씨를 예측하며 호주 원주민들의 결혼 제도를 결정하고 선거에서 이기게도, 지게도 한다.
수학은 많은 사람에게 어렵기만 하고 일상생활과는 무관한 것으로 여겨지지만, 사실은 토지에 세금을 매기는 것과 같은 실용적인 문제로부터 기원했다.
책은 이 같은 수학의 태동부터 수학적 질문이 점차 추상화해 '0', 무한대와 함수의 개념을 정립하고 방정식을 만들며 결국 앙리 푸앵카레나 알렉산더 그로텐디크가 정립한 구조와 개념이 등장하기까지의 과정을 추적한다.
그리고 수학과 플라톤주의, 공리와 정리, 칸토어의 천국과 직관론자들의 지옥, 수학자들이 바라보는 선과 악 등 수학과 연관된 철학적 과제, 현대의 과학기술에서 수학이 쓰이는 다양한 모습 등을 두루 살펴본다.
저자는 철학자 알랭 바디우의 말을 빌려 "오르는 길은 길고 힘겹다.
땀이 나고 고통스럽지만, 일단 정상에 오르면 그 보상은 이루 말할 수 없이 크다"고 수학의 즐거움을 예찬한다.
다산북스. 464쪽. 3만원.
▲ 다빈치가 자전거를 처음 만들었을까 = 페터 쾰러 지음, 박지희 옮김. 가짜 뉴스의 연원과 작동 기제, 역사적 사례 등을 추적한다.
가짜뉴스는 인터넷의 산물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독일 문학비평가이자 칼럼니스트인 저자는 역사에 기록된 최초의 가짜 뉴스는 지금부터 무려 3천 년 이상 거슬러 올라간다고 말한다.
기원전 1274년 람세스가 히타이트와 벌인 전쟁사를 기록한 돌기둥에 '간신히 패배를 면한' 전쟁을 '위대한 승리'로 포장했다는 것이다.
다빈치가 자전거를 발명했다는 속설은 누군가 다빈치의 스케치에 자전거처럼 보이는 탈것의 설계 스케치를 몰래 추가한 것이 잘못 알려진 데서 비롯됐다.
지금도 이를 사실로 생각하는 사람이 많을 정도로 조작에 의한 가짜 뉴스의 위력은 대단하다.
가짜 뉴스 중에는 사람들 사이에서 퍼져나간 소문도 있지만, 국가 차원에서 주도하는 것들도 있다.
저자는 왜곡되거나 과장, 축소된 보도로 이득을 보는 것은 어떤 무리이며, 또 진실을 숨기는 사람들은 어떤 동기로 가짜 뉴스를 퍼트리는지 과거 연합군과 나치, 해외의 정치가 등 다양한 사례로 알아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