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호중 사무총장·원유철 대표
윤호중 사무총장·원유철 대표
더불어시민당·미래한국당 등 여야 위성정당이 ‘독자 행보’ 가능성을 암시했다. 이들 정당은 당초 총선이 끝나면 모(母)정당과 합당할 계획이었지만, 의석수 구도와 당 내부 상황이 달라진 만큼 교섭단체 구성 등 ‘다른 길’도 모색하겠다는 것이다. ‘꼼수’로 위성정당을 탄생시킨 정치권이 또 다른 꼼수를 준비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사무총장은 17일 더불어시민당(민주당의 위성정당)과의 합당에 대해 “합치면 (의석수가) 180석인데, 180명이 의원 총회할 곳도 마땅치 않다”며 “의석을 늘리는 게 무슨 의미가 있을지 생각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당초 총선 후 합당하겠다는 게 민주당의 공식 입장이었지만 지역구 의석(163석)만으로 절반을 넘긴 만큼 더불어시민당의 ‘독자 노선’ 여지를 열어뒀다는 분석이다.

여권이 우호적인 교섭단체를 하나 더 가져갈 경우 향후 협상 구도는 물론 상임위원장 자리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 추천위원회 구성 등에서 유리한 위치를 점할 수 있다. 이종걸 시민당 선대위원장은 “민주당이 지역구에서 과반 의석을 차지해 (더불어시민당의) 교섭단체 구성 등 상황이 변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통합당과 미래한국당도 위성정당 전략을 두고 고심하고 있다. 원유철 미래한국당 대표는 이날 통합당과의 합당 시기에 대해 “정무적으로 판단하겠다”고 밝혔다. 총선 전 ‘합당 결의’를 했던 것에서 한발 물러난 것이다. 별도 교섭단체 구성에 대해 “의원 한 분만 모셔오면 가능하다”고도 했다. 선거 참패로 통합당 내부 상황이 어지러운 만큼 미래한국당은 모정당 상황이 정돈될 때까지 합당 결정을 미룰 것으로 보인다.

고은이/성상훈 기자 kok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