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무소속 권성동 4선을 비롯해 민주당 이광재·통합당 한기호 당선인을 3선 반열에 올려 중진을 키워냈다.
영서 지역에서 민주당 당선인 3명을 배출, 영서와 영동지역 표심이 갈렸다.
민주당은 리턴매치로 관심을 끈 춘천·철원·화천·양구갑 선거구에서 허영 당선인이 3선을 노린 미래통합당 김진태 후보와 초접전 끝에 승리했다.
허 당선인은 현역 야당 국회의원 심판론에 힘을 얻어 20대 총선 패배를 설욕하고 금배지를 달면서 춘천 선거구 첫 진보진영 국회의원에 이름을 올렸다.
김 의원의 패인은 막말 이미지에서 벗어나지 못한 데다 선거 막판 세월호 현수막 훼손 사건 등이 부동층과 30∼40대 표심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지목됐다.
민주당 원주갑 이광재 당선인은 통합당 박정하 후보와의 노무현·이명박 정권 대리전을 승리로 장식해 징검다리 3선(17·18·21대) 의원 반열에 올랐다.
지난해 사면 복권 후 9년 만에 정계에 복귀, 도 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아 '이광재 마케팅'으로 선거를 이끄는 등 국회의원과 도지사 등 4차례 선거를 모두 승리해 '선거 불패'를 이어가면서 '대선 잠룡' 입지를 다져 앞으로의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또 같은 당 원주을 송기헌 당선인도 통합당 이강후 후보와 세 번째 대결에서 승리하며 재선에 성공했다.
통합당은 춘천·철원·화천·양구을 한기호 후보도 민주당 정만호 후보와 2010년 7·2 재보선 이후 10년 만에 재대결을 벌여 두 번째 승리하면서 징검다리(18·19·21대) 3선 고지에 올랐다.
20대 총선 당시 동해·삼척 선거구에서 무소속으로 당선되고서 통합당 당적을 가진 이철규 의원은 동해·태백·삼척·정선으로 선거구가 개편된 가운데 재선 고지에 올랐다.
속초·인제·고성·양양 통합당 이양수 의원도 재선에 성공했으며, 검경 대전으로 관심을 끌었던 홍천·횡성·영월·평창 유상범 당선인도 민주당 원경환 후보를 누르고 첫 총선 출전에 금배지를 달았다.
강릉 무소속 권성동 의원은 4선 고지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공천에서 배제돼 무소속으로 출마했으나 전통적인 보수 강세 지역에서 여당 후보보다 높은 인지도 등을 앞세워 초반 우세를 끝까지 지켜냈다.
3석을 얻은 민주당은 20대 총선 당시 1석과 비교하면 약진했다는 평가다.
다만 2017년 5·9 대선과 2018년 6·13 지방선거 승리 여세를 몰아 이번 총선에서도 이겨 진보개혁 세력 3연승 달성 목표에는 미흡해 아쉬워한다.
기울어진 운동장을 경쟁하는 운동장으로 바꿔 달라고 지지를 호소하면서 '4+α'를 기대했던 것과 달리 3석에 그쳤지만, '국정 안정론'으로 표심을 얻어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잡을 토대를 마련했다고 자평했다.
더불어민주당 도당 관계자는 "보수 우세 지역에서 도내 유권자 표심이 변했다고 본다"며 "도민들의 높은 정치 관심도가 도내 정치 판도를 바꿔 정치지형이 변화하는 것을 감지한 만큼 2년 뒤 돌아오는 지방선거는 물론 차기 대선에서 주도권을 잡을 수 있도록 더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미래통합당도 지난 총선 때 6석보다 의석수는 줄었지만 선전했다고 분석했다.
통합당은 도의 표심이 정권이 바뀌면서 전통적 보수 성향 표심에 변화가 생겼지만, 전국적인 참패 속에서 과반 의석을 획득, 보수진영 재정비 기회를 마련했다는 평가이다.
그러나 승리 선거구에서 우세했던 정권 심판론이 다른 선거구로 확장하지 못한 점은 아쉬운 대목이라는 반응이다.
특히 의석수 감소 등으로 지역은 물론 중앙정치권에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창구가 좁아지고 세 규합이 어려워져 다가오는 대선과 지선 등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경계한다.
미래통합당 도당 관계자는 "박근혜 대통령 탄핵 이후 대선으로 정권이 바뀌고 지선을 통해 도내 정치지형이 변한 상태에서 이번 결과는 선전한 것"이라며 "정권심판을 매섭게 하지 못해 국정 독주가 이어질 것으로 보여 아쉽다"고 말했다.
도내 정가는 21대 총선 도민 표심이 변화의 바람을 보였다고 분석했다.
그동안 대부분 선거에서 보수정당에 몰표에 가까운 표심을 보여 보수 텃밭으로 인식됐으나 더는 보수지역이 아닌 것이 증명됐다는 반응을 보인다.
또 이번 총선은 '깜깜이 정국'으로 시작, '무정책 선거'로 끝났다고 평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 선거구 획정과 공천이 늦어진 데다 강릉 이외 대부분 선거구가 재편되면서 소지역주의가 나타나는 등 후보자와 유권자 모두 당황한 상태에서 선거가 진행돼 정책과 이슈가 사라졌다는 것이다.
김기석 강원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지난 대통령선거와 지방선거를 거치면서 세대 교체되는 등 영서 중산층 밀집 지역은 수도권 표심과 비슷해 도의 표심을 더는 보수적으로 보지 않는다"며 "앞으로 일방적 정치 성향을 갖는 지역은 아닐 것으로 보여 진지하게 경쟁해야 유권자의 표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도내 21대 총선은 8개 선거구에 37명의 후보가 등록, 평균 경쟁률은 4.62대 1을 보였다.
총선 투표율은 66%를 기록, 20대 57.7%, 19대 55.7%보다 높았으나 전국 평균 투표율 66.2%보다 0.2% 포인트 낮은 결과를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