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초구청 근무하는 박동호씨, 코로나19 확진자 늘자 검체 채취 자원
보건소에 능력 기부한 의사 사회복무요원 "많은 분 나서주길"
"성함이 어떻게 되세요? 이전에 검사받아본 적 있나요?"
13일 오후 서울 서초구 보건소 선별진료소. 방호복을 입은 박동호(30)씨가 시민에게 몇 가지 질문을 던진 후 코와 입을 통해 검체를 채취했다.

지난해 4월부터 서초구청에서 사회복무요원으로 근무하는 박씨는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본격화한 지난달 2일부터 선별진료소에서 자원봉사를 하고 있다.

박씨는 차의과학대학교를 졸업한 뒤 공중보건의로 군 복무를 대체하기 위해 신체검사를 받았는데, 오른쪽 발뒤꿈치에 골낭종이 발견돼 신체등급 4급을 받아 사회복무요원으로 근무하게 됐다고 한다.

서초구청 감사담당관 일반행정지원직으로 발령받은 박씨는 올 2월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매일 100명 넘게 발생하는 것을 보고 자원봉사를 결심했다고 한다.

당시 휴가를 내서 확진자가 가장 많이 나왔던 대구로 가려다가 "서초구 보건소도 인력이 부족한데 여기서 봉사를 하는 건 어떻겠냐"는 구청 측 제안을 받고 봉사를 시작했다.

박씨는 주 3∼4회 하루 3∼4시간을 선별진료소에서 검체 채취를 하고 있다.

나머지 시간에도 행정직 일을 하다가 보건소에서 "일손이 필요하다"는 연락을 받으면 곧바로 달려가는 대기조 역할을 한다.

박씨는 "선별진료소에서 적게는 일주일에 10시간, 많게는 15시간을 일하는데 일요일 오전은 제가 고정 근무를 서겠다고 자원했다"고 했다.

주말에도 쉬는 시간 없이 움직여야 했던 의료진은 짧은 휴식이라도 취할 수 있게 됐다.

박씨는 "제가 자원봉사를 하겠다고 나서니 보건소에서 일하던 의료진이 반겨주면서 고맙다고 하더라"고 했다.

서초구 선별진료소에는 보건소 소속 의료진 3명과 박씨같이 자원봉사를 하는 의료진 3∼4명이 24시간 돌아가며 근무하고 있다.

최근 격리 대상자가 격리 해제 전 코로나19 검사를 받는 것이 필수가 되면서, 주중 3∼4시간 근무 때 30여명가량 오던 시민이 지금은 60여명으로 늘었다고 한다.

박씨는 "주말에는 90여명까지도 온다"고 전했다.

박씨는 체력적으로 지치는 것이 가장 힘들다고 했다.

그는 "한 번 근무를 설 때 의사 1명과 간호사 2명이 한 조로 움직이는데 교대 근무를 한다고 해도 인원수가 적어 의료진이 지쳐가고 있다"며 "의사면허를 소지한 사회복무요원들이 각 지역에서 의료봉사에 적극적으로 나서준다면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회복무요원은 사회에서 국가를 위해 일하는 사람들"이라며 "의사면허를 갖고 있지 않더라도 코로나19라는 국가적 위기 상황에서 어떤 도움을 줄 수 있을지 고민해보면 여러 방식으로 할 수 있는 일이 많다"고 조언했다.

서초구청 코로나19 비상상황실과 선별진료소에는 영어, 중국어, 일본어에 능통한 사회복무요원 8명이 외국인의 자가격리 전화 문의와 선별진료소 진료에 대한 통역 업무를 돕고 있다.

또 다른 서초구청 소속 사회복무요원들은 공적마스크 대란이 한창일 때 서초구 내 약국 50개소에서 공적마스크 판매 업무를 지원하기도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