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 반대에도 정부가 행사 강행 부추겨
코로나19에도 일상 변함없는 니카라과, 부활절 거리행진 강행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전 세계 가톨릭 신자들이 조용한 부활절 주간을 보내고 있지만 중미 니카라과는 예외였다.

성금요일(부활절을 앞둔 금요일)이었던 지난 10일(현지시간) 니카라과 남부 마사테페에선 수백 명이 참여한 전통적인 거리 행진이 펼쳐졌다고 AFP통신이 11일 보도했다.

알록달록한 분장을 한 참가자들은 성경 속 유다를 붙잡아 끌고 다니는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행사 강행을 부추긴 것은 가톨릭이 아니었다.

니카라과 가톨릭교회는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종교 행사를 중단했지만 정부가 나서서 행사를 촉구했다.

니카라과 부통령 겸 영부인인 로사리오 무리요는 "니카라과는 평화롭다"며 예수 그리스도의 희생을 기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제인 에드윈 로만은 AFP에 "니카라과가 정상이라는 인상을 주기 위해" 정부가 이런 활동들을 부추긴다고 말했다.

코로나19에도 일상 변함없는 니카라과, 부활절 거리행진 강행
이날만이 아니어도 니카라과는 코로나19 이후 일상에 큰 변화가 없다.

학교와 상점이 계속 문을 열고 입국 제한도 없다.

정부는 미인대회나 요리 경연, 공연 등도 계속 열도록 했다.

중남미에서도 코로나19 확진자가 빠르게 늘고 있지만 니카라과의 공식 확진자 수는 8명에 불과하다.

니카라과 정부의 무대책과 믿을 수 없는 통계는 안팎의 불안을 키우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범미보건기구(PAHO)는 사회적 거리두기 없이 대규모 모임을 부추기는 니카라과 당국의 태도와 코로나19 검사, 추적, 보고 실태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다.

니카라과 국민은 불안감에 스스로 외출을 삼가고 있다.

역설적이게도 현재 니카라과에서 가장 '격리'에 충실한 사람은 다니엘 오르테가 대통령이다.

74세 고령의 대통령이 알 수 없는 이유로 한 달째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어 일각에서는 코로나19 사망설까지 제기되기도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