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테이젼’에서도 감염병을 둘러싸고 확인되지 않은 소문이 수없이 돌아다닌다. 방송 뉴스의 앵커가 인터뷰를 위해 출연한 질병통제예방센터 관계자에게 “인도의 한 약이 치료 효과가 있는데 미국 정부가 발표를 막고 있다는 소문이 진짜냐”고 묻는다. 아시아와 남미에서는 ‘미국과 프랑스가 백신을 이미 개발했지만 아시아에 주지 않는다’는 소문이 퍼지며 세계보건기구(WHO)의 전문가와 과학자들이 납치된다.
혼란을 이용해 일부러 ‘가짜뉴스’를 퍼뜨려 부당한 이득을 얻는 사람들도 등장한다. 프리랜서 기자 앨런 크럼위드(주드 로 분)는 블로그에 자신이 바이러스에 감염됐다가 개나리액을 먹고 나았다며 거짓 영상을 찍어 올린다. 이를 믿은 수많은 사람은 개나리액을 사기 위해 약국에 줄을 선다. 그러나 판매 수량이 부족해 폭동이 발생한다. 크럼위드는 개나리액 사기를 통해 450만달러(약 55억원)를 챙기고 백신이 개발된 뒤에도 ‘부작용이 있을 것’이라는 소문을 퍼뜨리다 증권 사기 및 범죄 모의 등의 혐의로 수사당국에 붙잡힌다.
한국에서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되며 인포데믹 현상이 곳곳에서 발생하고 있다. 경기 성남시 은혜의 강 교회에서 ‘소금물이 코로나19 예방에 좋다’는 잘못된 정보를 믿고 교회 신도들의 입에 분무기로 소금물을 뿌린 사건이 대표적이다. 경기도에서는 인터넷을 보고 방역을 위해 공업용 알코올인 메탄올을 뿌려 일가족이 중독되기도 했다.
노유정 기자 yjr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