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납치했지만, 살인 안 해"…'진범은 다른 알-카에다 요원' 주장도
파키스탄 법원, 'WSJ기자 참수범' 감형…사형→7년 형
2002년 월스트리트저널(WSJ) 기자를 납치해 참수한 혐의로 사형 선고를 받은 피고인이 항소심에서 징역형으로 감형받았다고 외신이 2일 보도했다.

파키스탄 신드주 고등법원은 이날 영국 태생의 아메드 오마르 사이드 셰이크에 대한 1심 사형 선고 판결을 뒤집고 7년 형을 선고했다.

셰이크의 변호인 측은 "셰이크가 납치에는 가담했지만, 살인은 저지르지 않았다고 법원이 판단했다"고 밝혔다.

종신형을 선고받았던 공범 3명은 무죄 판결을 받고 석방됐다.

셰이크도 2002년부터 복역해왔기 때문에 이번 판결에 따라 풀려날 수도 있게 됐다.

다만, 신드주 고등법원은 석방과 관련한 명령은 아직 내리지 않았다.

WSJ의 대니얼 펄 기자는 남아시아 지국장으로 근무하던 2002년 1월 파키스탄에서 무장단체 지도자와 인터뷰를 주선하겠다는 사람들을 따라갔다 납치돼 결국 살해됐다.

한 달 뒤 참수 처형 장면이 담긴 비디오테이프가 파키스탄의 미국 영사관에 전달됐다.

셰이크는 사건 뒤 같은 해 체포돼 사형 선고를 받았지만 2011년에는 진범이 9ㆍ11테러를 기획한 알-카에다 요원 칼리드 셰이크 모하메드라는 주장이 나오기도 했다.

펄 기자 사건의 진상을 조사하는 단체 '펄 프로젝트'는 당시 당국자와 법원 사건기록을 토대로 진상을 추적한 결과, 셰이크가 범인이 아니라고 결론 내렸다.

펄 프로젝트는 셰이크가 애초 몸값을 받아내려는 목적으로 펄 기자 납치를 기획한 것은 사실이지만, 이후 모하메드가 이 일에 관여하면서 주도권을 내준 것으로 드러났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