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업황 악화 우려를 크게 받았던 화학 업종이 증권업계에서 재평가받고 있다. 유가 폭락으로 원재료 가격이 폭락하면서 수익 개선 기대가 커졌기 때문이다.

"원재료값 반토막…화학주 다시 봐야"
24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t당 511.9달러였던 국제 나프타 가격은 23일 기준 244.9달러로 반 토막 났다. 2003년 5월 이후 최저 수준이다. 전주에 비해 20% 넘게 폭락했다. 국제 유가가 배럴당 20달러대로 추락한 데 따른 영향이다.

‘산업의 쌀’이라 불리는 나프타는 에틸렌, 프로필렌, 부타디엔, 벤젠 등 석유화학 기초원료의 원재료다. 이 원료들로 합성수지, 합성섬유, 염료 등 화학제품을 생산한다. 국내에선 LG화학, 롯데케미칼, 대한유화 등이 대표적인 나프타분해공정(NCC) 업체다.

이들 업체는 코로나19로 인한 실적 악화 우려를 받았다. 수요 부진으로 화학제품 가격이 회복하지 못해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LG화학의 올해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는 1조4003억원으로 3개월 전(1조8799억원) 대비 25.5% 쪼그라들었다. 같은 기간 롯데케미칼의 올해 영업이익 컨센서스도 1조1887억원에서 7930억원으로 33.2% 줄었다. 두 업체 주가는 3월 들어 각각 21.73%, 20.53% 떨어졌다.

하지만 원재료 가격이 급락하면서 분위기가 반전됐다. 제품 가격보다 원재료 가격의 낙폭이 더 커지면서 3월 들어 스프레드(제품가격-생산비용)가 급격히 개선되고 있다.

이지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2주 전부터 스프레드가 급격히 개선되고 있고 가동률이 낮은 만큼 공급과잉을 우려할 상황도 아니다”며 “주가가 수요 우려를 과도하게 반영한 상태”라고 진단했다. 이희철 KTB투자증권 연구원도 “수익성이 좋아지면서 2분기부터 NCC 업체 실적이 반등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고윤상 기자 k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