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사진)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급속히 확산되고 있는 수도 런던을 당장은 봉쇄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다만 시민들이 자가격리와 외출자제 등 정부 권고를 따르지 않는다면 강력한 조치를 취할 수 있다는 뜻을 내비쳤다.

존슨 총리는 19일(현지시간) 열린 코로나19 관련 정례 기자회견에서 “정부 조치와 관련해 언론 등을 통해 오해가 빚어졌다”며 “정부는 지하철 교통을 차단해 런던을 봉쇄할 계획이 없다”고 발표했다. 앞서 가디언과 파이낸셜타임스를 비롯한 현지 언론은 영국 정부가 이번 주말부터 런던을 봉쇄하고, 치안 유지를 위해 군부대를 투입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영국 정부가 2만명의 군병력에 대해 긴급출동 채비를 갖추도록 지시했다는 소식도 런던 봉쇄설에 힘을 실었다.

존슨 총리는 “런던을 봉쇄할 계획은 없다”면서도 “런던 일부 지역에선 시민들이 정부 권고를 따르지 않고 있는 증거가 있다”고 말했다. 앞서 영국 정부는 지난 16일 펍 등 공공장소 방문을 삼가고, 외출을 자제할 것을 강력 권고했다. 존슨 총리는 “시민들이 정부 권고를 따르지 않는다면 런던에서 더 강력한 조치를 취해야 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런던을 대상으로 주민이동 금지와 상점 전면 폐쇄 등 ‘사회적 거리’를 유지하기 위한 강제수단을 사용할 수도 있다는 것이 존슨 총리의 설명이다.

그는 “지금 당장은 힘들겠지만 우리가 함께한다면 수많은 사람들의 목숨을 구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향후 12주 안에 전세를 역전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존슨 총리는 “코로나19 백신 실험이 한 달 안에 시작될 예정”이라며 “전세를 바꿀 수 있다고 절대적으로 확신한다(absolutely confident)”고 말했다.

이와 함께 존슨 총리는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기업들이 근로자들을 해고하지 말 것을 강력하게 주문했다. 그는 “정부가 기업들을 반드시 지원할 것”이라며 “기업들도 근로자들을 지켜달라”고 당부했다.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도 이날 코로나19로 인한 위기를 극복하자는 대국민 메시지를 내놨다. 여왕은 이날 런던 버킹엄궁을 떠나 런던 인근 윈저성에 도착했다. 다음달 부활절 연휴까지 윈저성에서 머물 계획이다.

여왕은 “영국 전역과 전 세계에서 큰 우려와 불확실성의 시기에 진입하고 있다”며 “우리는 도전에 준비돼 있다고 확신한다. 나와 내 가족은 우리가 맡은 역할을 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런던=강경민 특파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