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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설] '시계 제로' 세계경제…외환보유액 마음 놓을 수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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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한발(發) 코로나19로 인한 경제 충격이 금융과 산업 다방면으로 넓게 퍼지고 있다. 각국이 초저금리로 ‘돈풀기 전쟁’에 나섰지만 주가는 폭락세이고 국제 유가도 급락하고 있다. 소비가 총체적으로 위축되면서 실물 경제도 악화일로다. 수요와 공급이 동시에 충격받는 ‘새로운 형태의 불황’이 진행되고 있다는 전문가가 적지 않다. 미국에 이어 유럽연합(EU)도 급증하는 환자 추세에 놀라 국경을 차단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불안과 공포 심리는 가중될 공산이 크다.

    이런 위기 상황에서 국가 경제가 기댈 두 기둥이 재정과 보유 외환이다. 위기가 아닌 때에도 건전 재정과 넉넉한 외환보유액의 중요성이 반복해서 강조됐던 이유다. 특히 한국으로서는 1997년 외환위기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으며 ‘외환 곳간’의 중요성을 뼈저리게 실감했다.

    지금 우리나라의 외환보유액은 위기에 대비할 만큼 충분한가. 4019억7000만달러(2월 말)에 달해 절대 규모는 여느 때보다 많다. 하지만 근래 수출이 눈에 띄게 줄어들면서 대외 경상수지는 나빠지고 있다. 흑자 폭이 계속 줄어들면서 조만간 월간으로도 적자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금융권과 기업계에서는 ‘달러 가뭄’ 징후까지 보일 정도다(한경 3월 17일자 A1, 5면). 원·달러(미국) 환율은 1주일 새 50원 가까이 급등해 달러당 1240원대로 올랐다. 한국 주식을 대거 팔아치우는 외국인투자자의 이탈 가능성도 외환시장의 불안 요인이다.

    외환보유액이 당장 걱정할 정도는 아니지만, 중장기 관점에서 보면 낙관하기 어렵다. 2008년 금융위기 때도 환율방어를 위해 달러를 풀기 시작하자 여섯 달 만에 약 600억달러가 빠져나갔다. 당시 외환보유액 기준으로 20% 이상 급감하면서 갑자기 ‘외환위기론’까지 나왔던 경험을 잊어선 안 된다.

    금융과 산업, 수요와 공급이 함께 흔들리는 이번 복합 불황은 이제 시작되는 분위기다. 언제까지, 어느 정도로 악화될지 전망도 예측도 어렵다. 당장 하루가 다급한 취약 계층과 한계 산업의 딱한 사정을 보면 어느 정도의 재정 퍼붓기는 어쩔 수 없다 해도 외환보유액만큼은 신중하고 보수적으로 잘 운용할 필요가 있다. 보유 외환은 일부라도 급속도로 줄어들 경우 바로 국가신용등급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 미국·일본과 통화스와프를 다시 체결한다면 외환 늘리기 못지않은 효과가 날 것이다. 정부가 여기에 역량을 발휘해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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