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수부 확진 사태에 국토부·교육부 등 재택근무…기재부는 내주부터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정부세종청사 부처들이 13일부터 3개조 등으로 조를 짜 부분 재택근무에 돌입했다.

전날 해양수산부에서 무더기 확진자가 나와 인사혁신처가 교대 재택근무 시행을 골자로 한 '코로나19 확산 차단을 위한 공무원 대상 유연근무 이행지침'을 전달한 데 따른 것이다.

국토교통부와 교육부 등은 이날부터 조를 편성해 부분 재택근무를 시작했다.

세종청사 초유의 '3교대 재택근무'…"어떻게든 정책 이어가야죠"
사무실 자리 전화는 휴대전화로 착신전환해놓고 카카오톡 등으로 부서원간 업무 연락을 하며 사무실과 같은 근무 환경을 만들려 하지만 공무원들은 다들 처음 해보는 재택근무여서 어색한 표정이다.

국토부는 이날부터 직원 3분의 1은 집에서 근무하는 부분 재택근무에 들어갔다.

과장급 이상 보직자와 업무에 필요한 핵심 인력은 재택근무에서 열외다.

국토부의 한 관계자는 "재택근무 대상자는 공무원 전용 폐쇄망 업무 프로그램인 '솔넷'을 외부에서 접속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받아 집 PC에 설치해서 재택근무에 들어갔다"며 "출근시간에 그날 처리할 업무 계획을 내고 퇴근시간에는 그 계획대로 이행했는지 확인하며 업무를 점검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집에서 일을 하더라도 어떻게든 정책은 차질 없이 이어지게 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교육부도 이날부터 3분의 1씩 조를 짜고 재택근무를 시작했다.

확진자가 나온 고등교육정책실의 경우 이미 사무실이 폐쇄되고 소속 인원은 재택근무 중이다.

아무래도 해보지 않은 재택근무라 장점보다는 단점이 많아 불편이 크다는 분위기다.

교육부의 한 관계자는 "재택근무를 준비해야 하는데 당장 집에 노트북이 없어서 어떻게 장만해야 할지 고민"이라며 "과마다 2∼3개씩 비품은 있는 것 같긴 하지만 모두 낡은 모델"이라고 말했다.

세종청사 초유의 '3교대 재택근무'…"어떻게든 정책 이어가야죠"
기획재정부는 내주부터 3분의 1씩 재택근무에 들어가기로 했으나 워낙 업무가 많아 마음이 급하다.

추가경정예산과 세법 개정안 국회 심의 등이 한창이라 담당 부서는 아직 재택근무를 신경 쓰지도 못하는 모양새다.

이날도 예산실과 세제실은 상당수 직원이 사무실로 출근해 정상 근무를 이어갔다.

한 예산실 직원은 "추경 예산 심의가 있어서 절반은 국회, 절반은 사무실에 있는 상황"이라며 "지금 재택근무 등을 신경 쓸 여력이 없다"고 말했다.

특히 이날 기재부 건물 안에 있는 해양부 사무실의 직원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는데, 맞은편 사무실이 세제실이어서 직원들이 바짝 긴장한 모습이다.

기재부의 나머지 실국들은 내주부터 번갈아 가며 직원들이 재택근무를 하기로 하고 준비 중이다.

한 직원은 "다음주부터 과별로 3분의 1씩 번갈아 가며 재택근무를 하기로 했다"며 "집에서 접속할 수 있는 시스템이 있다는 것은 알지만 아직 사용해 본 적은 없어서 주말에 시스템을 설치해두려 한다"고 말했다.

세종청사 초유의 '3교대 재택근무'…"어떻게든 정책 이어가야죠"
해수부 확진자가 집중된 5동 4층을 함께 쓰는 '한지붕 식구' 농림축산식품부도 비상이 걸렸다.

아직 재택근무를 시작한 것은 아니지만 이와 관련한 준비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집에서도 원격 근무를 할 수 있도록 관련 프로그램을 내려받고 시스템에 등록해 놓고 있다"며 "확진자가 나왔을 때 필수 인력만 출근하고, 그마저도 한꺼번에 다 나오지 않도록 근무조를 편성하는 등 만반의 준비를 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이미 많은 공무원이 코로나 19 확진 진단을 받은 해수부는 필수 유지 인력을 제외한 대부분의 직원이 재택에서 대기하면서 업무하고 있다.

코로나19 감염자가 가장 많이 발생한 정부부처인 만큼 전 직원을 대상으로 이날까지 검사를 받도록 했다.

해수부 관계자는 "실·국장 회의도 서면으로 대체했고 장차관도 이에 따라 서면으로 보고를 받고 있다"며 "오전에 출근했다가 꼭 필요한 일만 하고 오후에 집에 돌아가는 등 상황에 맞춰 유동적으로 일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세종청사 초유의 '3교대 재택근무'…"어떻게든 정책 이어가야죠"
문성혁 해수부 장관은 전날 페이스북에 직원에게 전하는 메시지를 올려 "각 실·국장 책임 아래 재택근무나 유연근무 등 업무의 공백 방지를 위한 방안을 추진해 달라"며 "재택근무 중인 직원들은 원격근무 지원 시스템을 활용해 업무가 정상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해 달라"고 당부했다.

다들 처음 하는 재택근무인지라 어색한 분위기가 역력하다.

젊은 공무원들은 집에 아이들이 있어 집에서 일하면서 가족과도 공존하는 방식을 찾아야 하는 형편이다.

한 경제부처 공무원은 "아무래도 집에서 일하게 되면 아이들이 신경 쓰일 수밖에 없고 집안일도 모른 채 할 수 없게 된다"며 "코로나 사태가 빨리 끝나 일상으로 돌아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사회부처의 한 직원은 "업무에 필요한 컴퓨터 파일 자료나 서류철이 모두 사무실에 있는데 함부로 집에 들고 올 수도 없으니 무척 불편하다"며 "업무라는 것이 하다 보면 다른 자료가 필요하게 되는 상황이 많이 생기는데, 집에서 업무를 하면 지체될 수밖에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