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난기본소득 제안이 나올 수밖에 없는 어려운 민생에 주목해야"
청와대 "재난기본소득 검토 안 한다…제안 나온 취지는 이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위축된 경기를 부양하기 위해 최근 일부 지자체장 등이 제안한 '재난기본소득'과 관련해 청와대는 이를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윤재관 청와대 부대변인은 9일 서면브리핑에서 이같은 내용과 함께 "제안이 나온 취지는 잘 이해하고 있다"고 밝히면서도 현 단계에서는 재난기본소득을 추진할 계획이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앞서 김경수 경남지사는 8일 기자회견을 열고 코로나19로 위기에 빠진 경제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전 국민에게 1인당 재난기본소득 100만원을 지급할 것을 정부와 국회에 건의한 바 있다.

6일에는 이재명 경기지사가 기자회견에서 지역화폐 형태로 재난기본소득을 지급하자고 제안하기도 했다.

이를 두고 청와대 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나 "(재난기본소득의) 효율성을 말하기 전에 그런 제안이 나올 수밖에 없는 민생의 어려운 상황에 주목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정부는 현 상황을 엄중하게 보고 있다"고 부연했다.

이 관계자는 추가경정예산(추경) 11조7천억원과 20조원 규모의 민생·경제 종합대책 등 총 31조원 규모의 경제활력 제고 대책을 내놓은 점을 언급하면서 "상황 전개에 따라 추가로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국민께 보고한 바 있다"고 전했다.

그는 "그런 차원에서 그 제안(재난기본소득)을 재정 당국에서 충분한 검토를 할 것으로 안다"라고 말했다가 '정부가 검토 후 추진할 수 있다는 뜻인가'라는 물음에 "'검토에 들어갔다'고 알려지는 것은 취지와 다른 것"이라고 말했다.

청와대의 이같은 입장은 국민 1인당 재난기본소득 100만원씩을 지급하면 총 50조원 이상의 재정 부담이 발생한다는 점 등을 이유로 당장은 검토하기 어렵다는 뜻을 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더불어민주당 강훈식 수석대변인은 이날 국회 브리핑후 기자들에게 오전에 열린 최고위원회의 결과를 설명하면서 "재난기본소득 요청이 있는데 이번 추경에서 이것을 논의하는 것은 쉽지 않다"고 하는 등 여권도 사실상 난색을 표한 상황이다.

야권에서도 재난기본소득 제안을 비판하고 있다.

미래통합당 이준석 최고위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김 지사의 제안을 두고 "선거를 앞두고 나라 곳간을 열어 배불리 먹고 말겠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