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는 작지만 따뜻한 마음으로 희망을 만들고 있다.

월세 안 받고 돼지저금통 털고…코로나19 극복 '작은 영웅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장기화로 경계의 눈초리와 함께 심리가 위축됐지만 어려움을 함께 나누고 극복하려는 '작은 영웅들'이 곁에 있다.

지난 20일 전주시청 민원실에는 돼지저금통 3개를 든 남성이 나타났다.

그는 '코로나19 확산으로 더 힘든 시간을 보내는 이웃들을 위해 써달라'는 말을 남긴 채 홀연히 사라졌다.

3개의 저금통에서는 총 19만5천60원이 나왔다.

70대 할아버지도 10만원을, 어린 딸의 손을 잡고 온 한 남성도 313여만원을 내놓고 황급히 자리를 떴다.

군산시에서는 처음으로 월명동에 사는 한 건물주가 지난 21일 임차인에게 3개월간 월세 전액을 받지 않기로 했다.

장미동에 있는 자신의 건물 세입자가 코로나19로 손님이 줄면서 매출이 감소하는 상황을 배려한 것이다.

월세 안 받고 돼지저금통 털고…코로나19 극복 '작은 영웅들'
건물주와 세입자의 상생을 위한 이 같은 '착한 임대' 운동은 이미 전주를 비롯해 서울, 경기, 부산, 광주 등 전국 곳곳으로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최근 군산소방서 사정 119안전센터 앞에는 수백개의 마스크가 놓여 있기도 했다.

한 시민이 '코로나19 구급대원들의 수고에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몰래 두고 간 것이다.

군산원예농협은 확진자가 많은 대구지역을 돕기 위해 지역특산품인 '군산 짬뽕라면' 500상자를 전달했다.

그동안 모은 라면 판매 수익금과 직원들이 십시일반 한 500만원을 합해 마련한 것이다.

고계곤 조합장은 "누구보다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 대구지역의 빠른 일상 복귀를 응원하기 위해 마음을 모았다"고 말했다.

코로나19로 졸업식·입학식은 물론 각종 행사가 대부분 취소되는 바람에 큰 타격을 입은 화훼농가를 돕기 위한 '꽃 한송이 사주기' 운동도 전북 곳곳으로 스며드는 등 위기를 이겨내려는 나눔의 온기와 배려가 확산하고 있다.

김모(50·전주시 완산구 서신동)씨는 "한 사람, 한 단체에서 시작된 따뜻한 희망으로 힘든 시기를 서로 잘 버티고 극복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