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산 경고 당국자와 '앙숙' 전 법무부 부장관 남매관계 거론하며 의혹 만들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일부 지지자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미국 내 확산을 경고한 당국자 발언을 두고 음모론을 제기했다고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가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음모론의 대상은 질병관리예방센터(CDC) 산하 국립면역호흡기질환센터 낸시 메소니에 국장이다.

트럼프 진영, 코로나19 방역당국 경고 놓고도 음모론 제기
메소니에 국장은 지난 26일 기자회견에서 "이 나라에서 (코로나19의) 지역사회 전파를 보게 될 것이다.

이는 이 사태가 과연 일어날 것이냐의 문제가 아니라 정확히 언제 일어날 것이냐의 문제다"라며 기업과 학교, 병원들이 준비를 시작해야 할 시점이라고 경고했다.

이는 당시 인도를 방문 중이던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19가 미국에서 "매우 잘 통제되고 있다"고 평가한 것과는 확연히 다른 것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인도에 머물던 25∼26일 뉴욕증시가 폭락한 것에 격노했는데, 여기에는 CDC의 과도한 경고가 투자자를 위축시켰다는 인식도 작용했다는 미 언론의 보도도 나왔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과 불편한 관계였던 로드 로즌스타인 전 법무부 부장관과 남매 사이인 메소니에 국장이 트럼프 대통령을 곤란하게 만들려고 코로나19 전파 위험을 과장했다는 주장이 보수 진영에서 나왔다.

로즌스타인 전 부장관은 '러시아 게이트' 특검 도입 과정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마찰을 빚었고, 한때 트럼프 대통령의 직무 박탈 추진을 언급했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한 인물이다.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하는 극우 성향의 라디오 진행자인 러시 림보도 남매 사이를 문제 삼았는데, 림보는 이달 초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미국 민간인이 받을 수 있는 최고 훈장 '자유의 메달'을 수여 받았다.

또 보수 성향의 짐 듀프리는 자신이 운영하는 웹사이트에 로즌스타인과 메소니에의 행동이 트럼프 행정부를 약화하려 한 것이라는 점에서 이상하게 똑같다고 적었다.

폴리티코는 "연방 보건당국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정치적 보복을 가하기 위해 코로나19 위협을 과장했다는 증거는 없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친정인 공화당 소속 톰 콜 의원은 기자들에게 "메소니에 국장이 진실을 말했다는 이유로 사람들이 그녀에게 달려들고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여러분이 듣고 싶은 것은 그림의 떡이 아니라 진실 아니냐"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