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비 추가 구매하려해도 재고 없어 공급 지연…'빌려쓰기' 고육책도
열화상카메라 돌려쓰기·격리 장비 태부족…광주·전남 비상
전국에서 코로나19 확산세가 이어지면서 각 지자체에 격리와 방역에 비상이 걸렸지만, 장비와 시설이 부족해 현장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특히 부족한 장비를 추가 구매하려 해도 재고가 부족해 여의치 않은 데다 장기간 확산세가 이어져 확진자가 급증하면 방역 대응에도 공백이 우려된다.

27일 광주의 5개 구청에 따르면 열화상 카메라가 부족해 카메라 설치를 희망하는 다중이용시설에 배치가 어려운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

광산구는 보유 중인 열화상 카메라 3대를 이달 5일 광주의 관문인 송정역(2대)과 공항(1대)에 분산 배치했다.

그러나 이달 신천지 대구교회 방문 확진자가 추가로 발생하면서 민원인 방문이 잦은 구청에 열화상 카메라를 설치해야 해 송정역 배치 카메라 1대를 구청으로 가져왔다.

이에 따라 송정역은 기존 2곳 통로 중 1곳 통로를 폐쇄해 역에 기차가 도착하면 열화상 카메라를 통과하는 긴 대기 줄이 생기고 있다.

열화상 카메라가 1대뿐인 동구는 한국마사회 측으로부터 열화상 카메라를 빌려 보건소 입구와 구청 중앙현관 두 곳에 배치했다.

열화상 카메라가 2대인 북구는 광주역에 1대를 배치하고, 구청 출입구에 추가 배치하기 위해 다른 출입구를 모두 폐쇄하고 일반업무를 중단한 보건소에 설치한 카메라를 구청 현관에 재배치했다.

각 구청 측은 코로나19 확산세가 장기화할 우려가 있어 열화상 카메라 추가 구매에 나섰지만, 이조차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대당 1천만원이 넘는 열화상 카메라도 마스크, 손 세정제와 마찬가지로 코로나19 사태로 동이 나면서 공공 발주 형식으로 이뤄지는 구매 절차가 기약 없이 미뤄지고 있다.

음압 구급차, 음압 텐트 등 격리 시설·장비와 방호복도 부족하다.

광주는 기존 1대 음압 구급차를 전남대에 배치했는데, 음압격리 병실이 있어 수시로 의심 환자가 드나드는 조선대에도 음압 구급차가 필요해 전남의 한 병원에서 빌려 배치했다.

열화상카메라 돌려쓰기·격리 장비 태부족…광주·전남 비상
전남은 119나 보건소가 보유한 음압 구급차는 단 한대도 없다.

목포와 순천 지역 병원이 각각 1대의 음압 구급차를 가지고 있지만, 1대는 목포한국병원에 배치했고 전남 동부권은 조선대에 구급차를 지원해 음압 구급차가 없는 상태다.

확진자가 늘어나면 부족한 음압병실에 대비해 준비 중인 음압 텐트도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전남은 41개 음압 텐트를 가지고 있는데, 영암과 진도는 단 한 개도 없다.

광주는 총 4개의 음압 텐트와 3개의 음압 컨테이너를 운영 중이다.

광주시는 부족한 음압 텐트를 추가 구매하기 위해 약 3주 전에 10개의 텐트를 구매 신청했는데 다음 주께에나 도착할 예정으로 즉각 수급에 어려움이 있다.

방호복은 수시로 공급돼 아직 여유가 있으나, 하루 20여명이 방문하는 선별진료소의 경우 1일 소비량이 40여벌에 달해 확산세가 조금이라도 늘어나면 재고가 소진될 가능성이 있다.

광주의 한 지자체 관계자는 "현재는 빌려 쓰고 재고를 미리 늘려 대응에 큰 문제는 없지만, 확산세가 이어질 것을 대비하는 과정에서 어려움이 있다"며 "특히 격리·방역 시설과 장비는 전국에서 수요가 몰려 제때 공급이 안 되는 실정이다"고 토로했다.

열화상카메라 돌려쓰기·격리 장비 태부족…광주·전남 비상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