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 최전선 보건소 "코로나보다 힘든 건 가짜뉴스 문의 전화"

한 달 넘게 비상 근무…검사·방역·역학조사에 전화상담까지
부족한 의료진, 비좁은 공간…최악 여건서 고군분투
"몸도 마음도 지쳤지만, 따뜻한 말 한마디에 힘낸다"

"몸도 마음도 힘들지만, 가짜뉴스로 인한 전화 때문에 보건 업무에 차질이 생기는 게 안타깝습니다.

"
방역 최전선에서 연일 고군분투하는 보건소 직원들이 여러 힘든 점 중 한 가지로 가짜뉴스 문의 전화를 꼽았다.

부산 북구 보건소 관계자는 27일 "코로나 확진자가 아닌데도 온라인에 구급차로 이송 장면 등이 전파되고 보건소로 문의 전화를 하시는 분들이 너무 많다"며 "가짜뉴스로 판명 나 언론 보도까지 나온 상황도 계속해서 문의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상담도 우리의 업무이지만 진짜 의심 증상이 있어 보건소로 문의하시는 분들이 제때 상담을 못 하는 일이 발생하면 안 된다"고 덧붙였다.

부산에서 가장 많은 확진자가 나온 동래구 보건소도 연일 비상이다.

보건소 운영 시간인 오전 9시부터 오후 10시까지 의사 2명이 교대로 쏟아지는 의심 환자 진료와 검사 업무를 병행하고 있다.

다행히 지난 26일부터는 부산시 의사회에서 자원봉사 의사를 파견해 한시름 덜었다.

의사뿐만 아니라 의료진 등 보건소 직원들도 레벨D 방호복을 착용하고 고군분투하고 있다.

이들은 체온 체크, 검체채취, 방문자 안내, 문진표 작성 도움 등 업무를 하는데 의심 환자가 잠시 빠진 사이에도 선별진료소 내부 소독하는 등 잠시라도 쉴 틈이 없다.

동래구 보건소 관계자는 "보건, 간호, 행정직 등 보건소 모든 인력이 동원돼 있지만, 아침부터 야간까지 선별진료소 운영이 이어지다 보니 피로도가 쌓이고 있다"며 "특히 레벨D 방호복을 착용하면 금방 호흡이 가빠지지만 감염 우려로 잠시 쉴 때도 장비를 벗지 못한다"고 말했다.

이밖에 보건소는 선별진료소 운영뿐만 아니라 자가격리자 감시, 역학조사, 소독 등 방역, 전화상담 등 업무를 한다.

부족한 인원은 구청 행정직들이 파견돼 보건소 업무를 돕고 있다.

한 보건소 관계자는 "대기 시간이 다소 길다 보니 보건소 운영 등을 비난하고 항의성 민원도 많은 것은 사실이다"며 "인력과 공간 등 부족으로 업무적 한계가 있기 때문인데 그래도 격려해주는 시민들과 따뜻한 말 한마디에 힘을 내며 사명감으로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