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로 노인과 장애인 등이 동일한 공간에서 생활하는 사회복지생활시설 운영에도 애를 먹고 있다.
평소처럼 자원봉사자의 도움을 받자니 코로나19 감염이 우려되고, 안 받자니 인력의 여유가 없어 힘에 부치기 때문이다.
26일 오전 제주시 화북2동에 있는 한 노인복지시설. 입구에는 '코로나19로 면회, 외출, 외박을 금지하오니 양해해 주시길 바란다'는 안내문이 부착돼 있었다.
해당 시설은 코로나19 확산 우려로 지난달 말부터 외부인 출입을 금지하고 있다.
자원봉사자 방문도 일시적으로 중단했다.
이 시설 관계자는 "토·일요일 주말 이틀에만 자원봉사자 100명이 시설을 찾았지만, 현재는 직원 40명이 모든 일을 맡아 하고 있다"며 "입소자의 산책과 식사를 돕는 데 일손이 크게 부족하지만,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 직원들이 고군분투하고 있다"고 말했다.
제주시에 있는 한 장애인복지시설도 자원봉사자에게 일일이 전화해 코로나19 사태가 종식될 때까지 방문 자제를 요청했다.
이로 인해 입소자의 점심 식사를 돕는 데 사회복지사는 물론 영양사와 주례 교사 등 모든 직원이 총동원되고 있다.
중증장애인복지시설도 상황은 매한가지다.
제주시 애월읍의 한 중증장애인복지시설 관계자는 "입소자 대부분이 휠체어를 이용하는 터라 이·미용을 시키려면 한 사람당 두 명 이상이 같이 나가야 하는데, 그만큼의 인력이 없는 상황"이라며 "전문 미용사를 모셔오려고 해도 불안한 감이 있어 지켜보고만 있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이 관계자는 "입소자의 병원 방문도 위급한 일이 아니고서는 가능한한 미루고 있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자 입소자들은 외부와 차단된 채 내부활동만 하고 있다.
한 장애인복지시설 관계자는 "입소자들이 안에서만 생활하니 갑갑해 날씨가 좋으면 앞마당 정도만 돌고 있다"며 "입소자들이 바깥 활동을 하면서 힘을 발산해줘야 하는데, 그럴 수 없는 상황이라 입소자와 복지사 모두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편 제주도는 코로나19 집단 감염 예방을 위해 사회복지생활시설에 대한 운영방침을 강화한다고 26일 밝혔다.
도는 시설 내 외부인 출입을 제한하고 종사자의 외부출장과 교육, 여행을 전면 금지한다.
특히 장애인복지시설의 경우 거주 실별로 급식을 배식하고 집단급식 시 개인용 식기를 사용하도록 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