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백악관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처를 위해 25억달러(약 3조원) 규모의 긴급 예산을 의회에 요청했다고 AP통신 등 미 언론들이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전 세계가 코로나19 차단에 비상이 걸린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도 확산 방지 및 예방 등 대응을 위한 총력전에 나선 흐름이다. 트럼프 행정부의 대응 강화에는 대선 국면에서 코로나19 문제가 자칫 악재로 작용하지 않도록 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백악관이 초기에는 코로나19 파장을 심각하게 여기지 않다가 뒤늦게 ‘발등에 불’이 떨어지자 대응 강화에 나섰다는 지적도 민주당 등에서 제기되고 있다.

AP통신은 백악관이 이 예산을 백신·치료·보호장구 등에 사용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전했다. 중국에서 데려온 자국민을 캘리포니아의 군 기지에서 14일간 격리 수용한 국방부에 대한 자금도 포함돼 있다. 백악관 예산관리국 대변인은 “미 행정부는 백신 개발을 가속화하고 준비·대응 활동 지원에 필요한 장비·물자 조달을 위해 의회에 25억달러 규모의 추가 자금 지원 계획을 송부했다”고 설명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백악관이 의회에 대한 비상 지출 패키지 요청 등으로 코로나19 대응을 대폭 강화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백악관의 요청은 이날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가 1000포인트 이상 폭락하고 트럼프 대통령에게 잠재적인 정치적 위협이 될 가능성이 점점 커지는 상황에서 나온 것이라고 AP는 전했다.

WP는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19에 감염된 미국인들까지 전세기를 타고 귀국한다는 사실을 미리 보고받지 못했다가, 나중에 그 사실을 알고 고위 참모들에게 크게 화를 냈다고 최근 보도한 바 있다.

서욱진 기자 ventu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