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촌공사 직원들이 지난달 23일 광주 송정역에서 시민들에게 떡을 나눠주며 농지연금을 홍보하고있다. 한국농어촌공사 제공
한국농어촌공사 직원들이 지난달 23일 광주 송정역에서 시민들에게 떡을 나눠주며 농지연금을 홍보하고있다. 한국농어촌공사 제공
한국농어촌공사(사장 김인식)는 농촌에 좋은 일자리를 만들고 농가 소득을 늘리는 데 힘쓰고 있다. 농지종합관리기구인 ‘농지은행’을 통해서다. 농지은행은 은퇴 농가, 직접 경작하기 어려운 농가 등의 농지를 농어촌공사가 확보한 뒤 농사를 지으려는 사람에게 빌려주는 시스템이다. 농지를 매개로 농가의 소득과 경쟁력을 키우고 농업 구조를 지속가능한 방향으로 개선하기 위해 마련했다.

농어촌공사는 1990년 농지규모화사업을 시작으로 경영회생지원사업, 농지연금사업 등 다양한 사업을 하고 있다. 농지은행의 경우 올해 연간 사업비 1조원을 돌파했다. 농어촌공사 관계자는 “농지은행이 한국 농정의 대표 브랜드로 안착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고 말했다.

○청년 일자리 창출

한국농어촌공사, '농지은행' 통해 소득증대·일자리 창출
농지은행을 대표하는 사업은 단연 ‘맞춤형 농지지원사업’이다. 맞춤형 농지지원사업은 농가의 성장 단계에 맞게 농지를 임대하거나 매매자금을 지원하는 것이다. 영농자금이 부족한 2030세대 등 젊은 창업농에게 농어촌공사가 확보한 농지를 지원해 영농에 진입할 수 있도록 돕는다. 경영 규모와 영농 경력을 갖춘 성장 단계 농가에는 영농 규모를 키워 생산비용을 낮출 수 있도록 임차·매매를 지원한다. 농지 임차는 5년 이상 장기로 할 수 있다. 매매자금은 연 1% 저금리로 최대 30년 안에 상환하면 된다.

위기에 몰린 농가를 돕는 ‘경영회생지원사업’도 있다. 자연재해, 과도한 부채 등으로 경영 위기 상태인 농가의 농지를 농지은행이 매입해 부채를 상환할 수 있게 돕는 사업이다. 농업인은 농어촌공사에 판 농지를 최대 10년 동안 빌려 계속 농사를 지을 수 있고, 임차 기간에 해당 농지를 다시 사들일 수 있는 환매권도 보장받는다. 농어촌공사 관계자는 “빚이 많은 농가가 파산하거나 이농·탈농하지 않고 자력 회생하도록 돕는 사업”이라며 “농민들로부터 호응도가 높다”고 했다.

고령 농업인이 소유한 농지를 담보로 안정적인 노후생활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 ‘농지연금사업’도 있다. 2011년 처음 도입된 농지연금사업은 2019년까지 가입 건수가 1만5000여 건에 이른다. 올해에도 사업비 1500억원을 투입해 65세 이상 고령 농업인이 노후생활안정자금을 매월 연금 형식으로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공익형 직불제 시행으로 더 관심

정부는 올해부터 공익직불제를 시행한다. 공익직불제는 농업활동을 통해 환경보전, 농촌공동체 유지, 식품안전 등 공익 기능을 증진한 농가에 보조금을 주는 제도다.

농어촌공사 관계자는 “공익직불제가 성공적으로 안착하기 위해서는 명목상 경작자가 아니라 실제 농사를 짓는 사람에게만 직불금이 건네져야 한다”며 “농어촌공사가 시행 중인 ‘농지임대수탁사업’이 주목받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말했다.

농지임대수탁사업은 농지를 소유하고 있지만 직접 농사짓기 어려운 사람들의 농지를 농어촌공사가 위탁받아 청년창업농 등에게 공고 등을 통해 빌려주는 사업이다. 실제 경작자가 누구인지 드러나는 만큼 직불금 부정수급을 사전에 방지하는 효과가 있다. 농지임대수탁 위탁자는 8년 이상 위탁하면 양도소득세를 감면받는다.

농림축산식품부는 농지를 효과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농지임대수탁사업 참여 시 기존 임차관계를 인정하고 농지면적 제한을 폐지하기로 했다. 농어촌공사 관계자는 “기존에 개인들끼리 맺은 임대차 계약의 상당 부분이 농어촌공사를 통한 농장임대수탁사업 계약으로 흡수될 것”이라며 “농지은행을 활성화해 올해부터 시행되는 공익직불제가 조기에 안착할 수 있도록 돕겠다”고 했다.

이태훈 기자 bej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