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마트 상당점 '임시 휴업'…육거리시장 주말 오후임에도 '한산'
시민 외출·모임 꺼리면서 매출 평소보다 크게 줄어 상인들 '울상'

"확진자가 택시 운전기사라고 들어서 그런지 택시 타기가 불안해요.

아예 집 밖에 나가지 않는 게 최선인 것 같아요"
22일 30대 부부가 청주에서 처음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시민들은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다.

"택시 타기 불안해요" 코로나19 첫 확진 나온 청주 도심 '썰렁'
전날 시 북쪽 증평군의 한 육군 부대에서 장교 1명이 충북 최초로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는 소식이 나왔을 때보다 불안이 한층 고조된 모습이었다.

이들 부부 확진자는 시 도심의 주택·아파트 밀집 지역에서 생활했고 동선에 전통시장과 대형마트 등 다중이용시설이 다수 포함됐기 때문이다.

게다가 부부 중 남편이 개인택시 운전기사로 밝혀지면서 택시 이용을 크게 우려하는 분위기다.

청주 흥덕구 가경동에 사는 최모(58) 씨는 "코로나19에 감염된 택시 운전기사가 그간 승객을 많이 태웠을 것을 생각하니 이용하는 게 이제는 무서워졌다"고 토로했다.

확진자 부부가 다녀간 것으로 확인된 롯데마트 상당점은 이날 정오께부터 임시 휴업에 들어갔다.

마트 출입구와 인근 가로수에는 휴업을 알리는 게시글과 현수막이 붙었다.

이런 사정을 모른 채 장을 보려고 왔던 시민들은 휴업 안내 문구를 보고 발길을 돌려야 했다.

"택시 타기 불안해요" 코로나19 첫 확진 나온 청주 도심 '썰렁'
장을 보러 나온 정모(31) 씨는 "확진자가 다녀간 곳이란 생각을 못 하고 왔는데, 휴업 안내 문구를 보고 깜짝 놀랐다"며 "장보기도 불안하고 해서 당분간 외출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보건 당국으로부터 확진자가 다녀갔다는 통보를 받고 예방적 차원에서 임시 휴업을 결정하고 건물 내외부 전체에 방역을 시행한다"고 전했다.

인근 용암동 상권 역시 평소 대비 썰렁한 모습이었다.

주말 점심시간이었음에도 식당은 대부분 빈자리였다.

확진자가 다녀간 것으로 알려진 상당구 육거리시장도 이날 오후 찾는 사람이 평소보다 눈에 띄게 줄었다.

시장을 찾은 시민들은 모두 마스크를 착용한 채 장을 봤다.

상인들도 예외 없이 마스크를 썼다.

"택시 타기 불안해요" 코로나19 첫 확진 나온 청주 도심 '썰렁'
제과점을 운영하는 상인 김모(49) 씨는 "오늘 손님이 평소 대비 절반 이상 줄었다"며 "경기도 어려운데 코로나 사태까지 겹쳐 손님이 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성낙운 청주육거리시장상인회장은 "궂은 날씨 속에 코로나19 확진 소식까지 겹치면서 손님이 준 것은 사실"이라며 "시장 내 방역을 더욱 강화하고 상인들에게도 위생에 한층 신경 더 써 달라고 당부했다"고 설명했다.

청주 도심 대표적인 번화가인 성안길 상권도 평소 주말 오후 인파로 붐비던 모습을 찾아볼 수 없었다.

성안길에 의류점을 운영하는 이모(37) 씨는 "코로나19 사태가 시작되면서 손님이 줄었는데 오늘은 평소의 10분의 1수준으로 감소했다"며 "모임이나 약속을 만들지 않고 집에 머무는 사람이 많아진 것 같다"고 전했다.

"택시 타기 불안해요" 코로나19 첫 확진 나온 청주 도심 '썰렁'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