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티마 납치·살해 후 시신 유기…만연한 여성살해에 분노 들끓어
멕시코 7세 여아 살해 용의자 부부 체포…피해자와 아는 사이
멕시코를 분노하게 한 7살 여아 파티마의 납치·살해 용의자로 부부 사이인 남녀가 검거됐다.

용의자 중 여성은 한때 파티마의 집에 함께 살기도 했던 파티마 엄마의 친구였다.

20일(현지시간) 멕시코시티 경찰은 전날 밤 멕시코시티 외곽 멕시코주에서 파티마 살해 용의자 두 명을 검거했다고 밝혔다.

파티마가 쓰레기봉투에 담긴 주검으로 발견된 지 나흘 만이다.

지난 11일 하굣길에 사라졌던 파티마의 시신에는 성적으로 학대당한 흔적이 있었다.

경찰은 실종 당일 학교 앞에서 한 여성이 파티마의 손을 잡고 걸어가는 CCTV 영상을 공개하고 수배에 나섰다.

쏟아진 제보 덕에 여성의 신원은 금세 밝혀졌다.

지오바나라는 이름의 이 여성 집에선 파티마의 옷과 신발 등이 발견됐다.

경찰이 찾아오기 전 집에서 달아났던 지오바나와 남편 마리오는 결국 은신처에서 체포됐다.

멕시코 7세 여아 살해 용의자 부부 체포…피해자와 아는 사이
직접 파티마를 납치한 지오바나는 파티마 엄마의 친구였다.

파티마 엄마는 멕시코 밀레니오TV와의 인터뷰에서 지인의 소개로 지오바나를 알게 됐으며, 그가 남편의 폭력을 피해 달아났을 때 자신의 집에서 몇 주간 머물게 해줬다고 말했다.

파티마의 엄마는 지오바나가 파티마와 잘 지냈다며, 두 딸이 있는 지오바나가 그런 끔찍한 일을 저지를 수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날 경찰은 수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금전이 범행 동기는 아니라고 밝혔다.

멕시코 일간 엘우니베르살은 딸들을 건드리겠다는 남편의 협박에 못 이겨 지오바나가 파티마를 납치해 남편에게 데려다줬고, 범행 후 발각될 것이 두려워 파티마를 살해한 후 시체를 유기했다고 보도했다.

아직 사건 동기가 정확히 드러나진 않았지만, 멕시코에 만연한 페미사이드로 무고한 7살짜리까지 희생되자 분노도 커지고 있다.

'여성 살해'를 뜻하는 페미사이드(femicide)는 좁게는 성폭행, 여성 혐오 등 성별을 이유로 한 살인사건을 뜻하며, 넓게는 여성이 피해자가 된 모든 살인사건을 가리키기도 한다.

멕시코에서는 하루 10명꼴의 여성이 살해된다.

파티마 사건 등으로 페미사이드에 대한 근본적 대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면서, 멕시코 하원은 지난 18일 페미사이드 형량을 종전 40∼60년형에서 45∼65년형으로 강화하는 법안을 통과시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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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