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대구시 남구 대명동 신천지 대구교회 인근에서 남구청 보건소 관계자가 방역작업을 하고 있다. 해당 종교시설에 다니던 신자들 가운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자가 다수 나온 것으로 이날 확인됐다. 사진=연합뉴스
19일 대구시 남구 대명동 신천지 대구교회 인근에서 남구청 보건소 관계자가 방역작업을 하고 있다. 해당 종교시설에 다니던 신자들 가운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자가 다수 나온 것으로 이날 확인됐다. 사진=연합뉴스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총 58명(20일 오전 9시 기준)으로 늘었다. 확진자 수가 하루 새 2배 가까이 폭증한 원인에는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신천지)의 독특한 예배방식이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발생한 확진자 상당수는 슈퍼전파자인 31번 확진자 A 씨(61세 여성)와 접촉한 것으로 알려졌다. A 씨는 남구 대구교회(신천지예수교회다대오지성전)에서 예배를 본 것으로 확인됐다. 대구교회에 소속된 신도는 9000명가량이다.

A 씨는 증상 발현 후 지난 9일과 16일 교회를 찾았다. 당시 A 씨와 함께 예배를 본 인원은 약 1000명이다.

신천지 대구교회를 다니다 탈퇴한 전직 신도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신천지에서는 신도들이 맨바닥에 책 한권 정도 들어갈 틈을 두고서 '따닥따닥' 앉는다"며 "사람이 너무 많아서 최대한 붙어 앉는다. 이것이 (코로나 19) 감염 위험을 키우지 않았나 싶다"고 했다.

예배 도중 설교자 말에 신도들이 큰 소리로 '아멘'을 외치도록 요구받는 것도 감염 원인이 됐을 것이라는 추측도 나온다.

신천지 대구교회는 지하 1층, 지상 9층 규모인데, 신도들이 예배가 끝나면 밀집상태에서 고층에서 저층까지 계단을 이용해 내려왔다고 한다.

함께 계단을 이용하는 사람이 워낙 많다 보니 8층 예배당에서 1층까지 이동하는 데만 15∼20분가량 걸렸다고 한다. 이 과정에서 신도 간 접촉이 늘어나며 코로나 19 감염자가 늘어난 것 아니냐는 분석이다.

보건당국에서는 2m 이내 가까운 거리에서 코로나 19 환자의 침방울 등이 틔어 주변 사람의 입이나 코, 눈 등으로 직접 들어가거나 생활 공간에 흩뿌려진 환자 타액 등을 접촉할 경우 감염될 수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매주 금요일 오후에는 건물 지하 1층 예배 장소에서 기도회가 열리는데 1500명의 신도가 한데 모여 노래를 부르고, 어깨동무하는 일도 벌어진다고 한다.

A 씨와 접촉한 확진자 중 여성이 많았던 것에 대해서는 남녀가 따로 예배를 보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신천지는 남녀를 나누고 다시 부녀층, 청년층 등으로 나눠 예배를 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신천지는 1984년 3월 14일 총회장 이만희에 의해 시작된 신흥 종교다. 총회장 이만희는 성경 대부분이 비유와 상징으로 돼 있다며 자신을 직통계시자이자 보혜사(보살피며 은혜를 베푸는 자)라고 주장한다.

대한예수교장로회 이단대책위원회는 신천지를 1995년 총회에서 이단으로 규정했다. 뿐만 아니라 통합, 고신, 합신, 대신 등 한국 기독교 주요 교단들도 신천지를 이단이라 판단했다. 기독교 방송인 CBS도 신천지를 반사회적, 유사 기독교(사이비 이단)로 규정했다.

국내 주요 교단이 이단으로 보고있지만 신천지는 2000년대 들어 영향력을 더욱 넓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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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