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말에 힘 얻어" 광주 소방학교 격리자 돌본 의료진
"환자들의 따뜻한 말 한마디가 힘이 됐습니다.

"
광주 소방학교에 격리된 환자들을 위해 의료 봉사를 자원한 신우진 광주 보훈병원 정형외과 부장은 20일 추가 확진 없이 격리 해제된 환자들을 떠나보내며 이같이 소회를 밝혔다.

소방학교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확진자 모녀(16·18번)가 입원한 광주 21세기 병원에 입원 중이었거나 방문한 사람 가운데 직접 접촉이 없었던 저위험군 환자가 임시 격리됐다.

정형외과 수술·치료를 받았거나 받기 위해 병원에 입원해 있었던 환자들이 대부분이어서 소방학교로 격리된 이들을 돌봐줄 의료진이 절실한 상황이었다.

질병관리본부와 광주시는 광주에 있는 각 병원으로 협조 요청을 보냈고, 신 부장을 포함한 의료진이 이들을 돕기 위해 발 벗고 나섰다.

의료 시설로 만들어진 곳이 아니어서 격리 초기엔 환자들을 진료하는 데 상당한 어려움을 겪었다고 신 부장은 회상했다.

그는 "처음에는 필요한 장비나 도구가 없어서 이것을 제대로 갖추는 데 간호사 선생님들이 고생을 많이 했다"며 "의료 물품도 부족해 어려운 상황이었지만 다행히 광주시와 우리 병원에서 많은 도움을 줬다"고 말했다.

필요한 물품을 갖췄지만, 여전히 무균 상태로 환부를 소독할 수 없는 점은 한계였다.

환자들은 이러한 상황을 이해하고 오히려 따뜻한 말을 건넸다고 했다.

"따뜻한 말에 힘 얻어" 광주 소방학교 격리자 돌본 의료진
신 부장은 "격리된 환자들이 불만이 많으실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불편한 상황에서도 다들 따뜻하게 말을 해주셨다"며 "저도 다행히 정형외과가 전공이라 제가 아는 한도 내에서 진료를 잘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내과 진료는 제가 무지한데 그쪽으로 불편함을 호소하는 분은 계시지 않아 크게 문제는 없었다"고 덧붙였다.

또 "고생은 환자들이 더 하고 있는데 진료를 하러 갈 때마다 의료진에게 고생한다고 말해주시는 분들이 많았다"며 "그럴 때마다 감사함을 느끼면서 더 잘해드려야겠다고 생각하게 됐다"고 말했다.

아울러 "의료진도 서로를 토닥이고 의지한 덕에 힘들지만 웃으면서 진료를 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