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지역구' 의원들 위기감 고조…"추경 편성·재난지역 선포" 요구

20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세를 보이며 국회에도 비상이 걸렸다.

4·15 총선이 50여일 앞으로 다가오며 예년 같으면 선거운동 열기가 달아오를 시점이지만, 코로나19 확산에 대한 위기감이 고조되면서 당 차원은 물론 의원들 개별 일정도 연기·취소되고 있다.

국회도 코로나19 비상…본회의장서 마스크·공천면접 연기
이날 오전 교섭단체 대표연설이 진행된 국회 본회의장에는 대구 수성갑이 지역구인 더불어민주당 김부겸 의원이 마스크를 쓰고 입장했다.

김 의원은 전날 대구에서 '31번 환자'를 비롯해 코로나19 감염자가 다수 발생한 것을 의식한 듯, 대화를 나누던 동료 의원들에게 다가가면서 "대구에서 왔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김 의원은 이번 사태로 예상되는 피해에 대응하기 위해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이 필요하다고 연일 목소리를 내고 있다.

그는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지역사회 감염 확산으로 음식점 등 자영업자의 타격이 불가피한 만큼, 지역 경제의 충격을 완화하고 지원하기 위해 추경 편성을 다시 한번 요청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전날 대구를 찾은 정세균 국무총리에게 추경 편성을 포함해 각급 학교 개학과 국가 자격시험을 연기 등을 주문했고, 이 같은 내용을 청와대에도 전달했다.

대구 북구을의 홍의락 의원도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잠이 오지 않는다"며 "신뢰가 최우선이다.

정부와 대구시의 여러 조치와 발표를 믿어야 한다.

쓸데없는 말 만들기를 삼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이인영 원내대표는 정책조정회의에서 "우려했던 지역사회 감염이 현실화되고 있다"며 "방역 콘트롤타워 중심의 통제와 일사불란한 대응이 중요하다"고 엄중 대응 기조를 밝혔다.

국회도 코로나19 비상…본회의장서 마스크·공천면접 연기
대구가 전통적 지지기반인 미래통합당(약칭 통합당)은 이날 예정됐던 대구 지역 공천 신청자 면접심사를 연기했다.

대구 동구갑에 공천을 신청한 천영식 전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은 전날 페이스북 글에서 "대구에 비상사태를 선포해야 한다.

이런 마당에 현역 의원들이 줄줄이 대구를 떠나야 하는 상황은 곤란하다"며 면접 연기를 요청했다.

통합당 대구경북발전협의회는 이날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대책회의를 열고 코로나19 확산 대응방안을 논의한다.

추경호(대구 달성) 의원은 통화에서 "요즘 분위기 때문에 지역에 가지 않고 있고, 간담회도 다 취소했다"고 전했다.

곽상도(대구 중구남구) 의원은 대구 초중고 개학 연기를 요청했다.

그는 페이스북에 "대통령 부부의 말을 믿고 일상생활과 정상 경제활동을 영위한 대가가 참혹한 수준"이라면서 "긴급조치가 필요하다"며 이렇게 말했다.

정태옥 의원(대구 북구갑)은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노형욱 국무조정실장에게 "대구 전 지역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해야 한다"면서 "현재 '경계'인 위기 경보단계를 '심각'으로 격상하고, 보다 철저한 방역으로 확산을 방지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