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시가 사상 최고치를 이어가고 있지만 페이스북과 아마존, 애플, 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알파벳) 등 'FAAMG'으로 불리는 5대 정보통신(IT) 대기업을 제외하면 S&P500지수 상장 기업의 이익증가율은 '제로'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골드만삭스는 18일(현지시간) 현재까지 실적을 발표한 S&P500지수 상장기업 397곳의 수익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4분기 주당순이익(EPS)이 전년 동기보다 2% 늘었지만 5대 IT 대기업을 제외한 주당순이익 증가율은 '0'이라고 분석했다. 지난해 4분기 페이스북, 아마존, 애플, MS, 구글 등 5개 기업의 주당순이익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16% 늘었다. 반면 소형주로 구성된 러셀2000지수 상장 기업들의 주당순이익은 7% 줄었다.

데이빗 코스틴 골드만삭스 애널리스트는 "중소형 상장사들이 임금 상승 등의 영향으로 부진한 실적을 공시한 반면 초대형 IT 기업들은 실적호조세를 이어갔다"고 설명했다.

5대 IT 대기업이 주도하는 장세는 올해도 이어지고 있다. S&P500지수가 올들어 4% 오르는 동안 MS의 주가는 18% 상승했다. 주가가 꾸준히 오르면서 'FAAMG'의 시가총액이 전체 시가총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8%를 넘어섰다. 시가총액 1위 기업은 MS로 1조4000억달러(약 1667조원)다. 애플(1조3900억원)이 간발의 차로 2위이고, 아마존(1조700억달러)과 알파벳(1조400억)이 뒤를 잇고 있다. 5대 IT기업 가운데 유일하게 '시가총액 1조달러 클럽'이 아닌 페이스북의 시가총액도 6190억달러에 달한다.

시가총액 상위 5대 기업의 비중이 지금처럼 높았던 때는 2000년대 IT버블 붕괴 직전이었다. 당시 S&P500 시총 5대 기업은 MS와 시스코, 제너럴일렉트릭(GE), 인텔, 엑손모빌이었다.

골드만삭스는 "IT 버블 당시와 달리 현재는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이 낮고 재투자비율은 더 커졌기 때문에 훨씬 지속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정영효 기자 hug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