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지수거를 거부하겠다고 예고했던 수도권 폐지수거·운반업체 23곳이 모두 입장을 철회했다. 우려했던 '폐지 대란' 사태는 막았지만 폐지 이물질 분리, 가격 하락 등 갈등의 불씨는 남아 있다.

17일 환경부에 따르면 공공주택 폐지 수거를 거부하겠다고 예고했던 폐지수거·운반업체들은 이날까지 모두 "수거거부를 철회하겠다"는 입장을 환경부에 전달했다.

이들은 서울·경기도에 위치한 총 23개 업체로, 폐지에 이물질이 섞여 가격이 떨어진다는 이유 등을 들어 이달 초 공공주택 65개 단지(약 2000세대)에 대해 폐지 수거 중단 가능성을 밝혔다. 수도권 공공주택의 약 0.5%에 해당한다.

환경부는 이에 민간업체가 정당한 사유 없이 폐지 수거를 거부하면 행정처분하겠다고 경고했다. 수거거부 예고만 해도 즉시 공공수거체계로 전환하겠다는 방침이었다.

업체들이 입장을 철회하면서 '폐지 대란' 우려는 일단락됐다. 하지만 폐지 이물질, 가격 하락 등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갈등의 불씨는 언제든 되살아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폐지 가격은 중국이 환경보호를 이유로 2018년부터 재활용 폐지 수입을 줄이자 급락하기 시작했다. 골판지 기준 kg당 100원 안팎이었던 폐지 가격은 올 들어 65원 선으로 떨어졌다.

이에 환경부는 수입폐지 전수조사, 폐지 수입제한 등의 대책도 마련하기로 했다. 재활용 활성화를 위한 홍보 활동도 강화한다. 국산 폐지에 불순물이 많이 섞여 재활용이 힘들자 폐지 수입이 지속적으로 늘어났고, 그 결과 국내 폐지 가격이 하락했다는 판단이다.

구은서 기자 k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