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생충` 보다 어려운 게임 中수출...게임 빅3의 고민
지난해 중국 외자 판호 문제 등 다양한 국내외 이슈로 적잖은 속앓이를 했던 국내 게임사들의 4분기 실적이 공개되고 있다.

국내에서 활발한 움직임이 있었던 만큼 지난해 성적표와 올해의 전망에 업계의 이목이 집중된다.

▲ 국내 `3N`게임사 실적 선방

가장 먼저 실적을 발표한 엔씨소프트는 지난해 말 출시한 `리니지2M` 덕에 4분기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엔씨소프트는 지난해 4분기 매출 5,338억원, 영업이익 1,412억원을 올렸다고 12일 밝혔다.

이는 2018년 같은 기간보다 각각 34%, 25% 늘어난 것이다.

지난해 11월 `리니지2M`이 출시됐고 전작인 `리니지M`도 선전하면서 모바일 게임 매출이 전년 대비 62.8% 증가한 3,629억원을 기록했다.

리니지2M은 매출 인식 방법 변경으로 판매금액의 20%를 올해 1분기로 이연했음에도 작년 실적 개선에 기여했다.

하지만 로열티 및 주요 PC 온라인 게임 매출 감소, 비용 증가 등의 영향으로 지난해 `2조 클럽` 가입이 불발됐다.

2019년 연결기준 매출 1조7,012억원, 영업이익 4,79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대비 각각 1%, 22% 감소한 실적이다. 당기순이익은 15% 줄어든 3,593억원을 기록했다.

올해는 리니지M에 이어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을 석권한 `리니지2M`을 앞세워 실적 개선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윤재수 엔씨소프트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이날 컨퍼런스 콜에서 "리니지M의 경우 초기에 가장 큰 액티브 이용자가 있었고 이후 감소해 안정화된 모습을 보였다면 리니지2M은 첫날 이후 지금까지도 일간 사용자(DAU)가 상승하고 있고 동시 접속자, 최고 동시접속자도 상승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리니지가 반등한 것 같이 최근 실적이 감소한 아이온, 블레이드앤소울, 길드워2의 변화를 이끌기 위한 노력도 지속하겠다"고 덧붙였다.

넥슨과 넷마블은 오는 13일 각각 실적 발표를 한다는 계획이다.

넥슨은 김정주 창업자의 지분 매각 시도 불발과 조직개편 등으로 사업 추진에 탄력을 받지 못하면서 실적 악화가 예상됐다.

그러나 이정헌 넥슨코리아 대표가 내부 분위기를 수습했고, 모바일 게임 V4가 지난해 11월 출시돼 흥행하며 조직 안정화에 성공했다는 평가다.

넥슨의 지난 4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약 50~100% 증가한 약 656~897억원, 매출은 약 10~40% 감소한 약 4,530~4,869억원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실적은 연매출 약 2조5천억 원, 영업이익 약 1조300억 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2018년 매출 약 2조5,784억 원, 영업이익 약 1조 원을 기록한 것과 비슷하다.

넷마블도 지난해 블레이드앤소울 레볼루션, 일곱개의대죄 그랜드 크로스, 더킹오브파이터즈올스타즈, BTS월드 등 신작을 여럿 내놓으면서 실적 방어에 성공한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지난해 하반기 웅진코웨이 인수합병(M&A) 이슈로 출시를 미룬 ‘A3:스틸얼라이브’ 등 신작들의 마케팅 비용 증가 등으로 지난 3분기보다 낮은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넷마블의 4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약 80% 늘어난 600억원대, 매출은 약 20% 늘어난 6,000억원대로 추정되고 있다. 넷마블 또한 넥슨과 엔씨소프트와 마찬가지로 2018년 실적과 비슷한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 글로벌 시장 진출 `제약`

국내 빅3 게임사들이 지난해 실적 방어에 성공했지만 올해 전망도 낙관적이지 못하다.

업계에선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글로벌 시장 진출이 힘들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말 한중 양국 정상회담에서 외자 판호 발급에 대한 긍정적인 시그널이 있었고 올해 상반기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의 방한이 이뤄지면 중국 진출은 더욱 가시화될 전망이었다.

그러나 중국에서 발생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갈수록 확산되고 장기화 조짐이 보이면서 시 주석의 상반기 중 방한도 사실상 물건너 갔다.

외자 판호 발급 전망이 또 다시 미뤄지면서 중국 내 정식 서비스를 준비하며 대기 중인 게임사들의 기다림도 길어졌다.

▲ `성장률 둔화`는 과제

게임사들이 실적 선방을 이뤘지만 앞으로의 성장률 둔화가 예상된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표한 ‘2019 대한민국 게임백서’에 따르면 국내 게임시장 성장률을 2017년 20.6%에 달했지만, 2018년 8.7%로 급락했다.

지난해 성장률은 이보다 낮은 5.1%로 예상했으며, 2020년은 2.3%로 더 둔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간 게임사들은 두 자릿수 이상 높은 영업이익률을 냈다.

인건비와 마케팅비 외에는 별다른 비용이 들지 않기 대문이다.

그러나 지난 2014년 이후 모바일 게임 비중이 늘어나면서 게임시장 전체 영업이익률도 줄어들기 시작했다.

플레이 스토어나 앱스토어에 지불하는 플랫폼 수수료(39%) 때문이다.

각 게임사 매출구조에 따라 다르지만 모바일 게임 비중이 높은 게임사는 경쟁사 대비 영업이익률이 낮을 수밖에 없다.

중국 업체와 경쟁에 따른 마케팅 비용상승, 주52시간 근무제 도입에 따른 인건비 증가 등도 게임산업이 성장하는데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민아 대신증권 연구원은 "모바일 게임시장도 성장은 둔화되고 있고 둔화된게 10% 미만으로 성장률 떨어졌다. 사실 모바일 신규 유저가 크게 유입되는것도 아니고 알프(ARPU)도 높아져있는 상황이라 새롭게 보이는 성장동력이 당분간 없는 것이 사실이다"고 말했다.

국내 빅3 주요 게임사 대부분은 전년보다 다소 상승한 성적표를 꺼내 들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매해 줄어들고 있는 성장률에 대한 게임업계의 우려는 계속해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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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호기자 dhshin@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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