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들이 ‘구독경제’ 트렌드를 겨냥한 신용카드를 속속 내놓고 있다.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전자책 구독 요금을 매월 결제하면 할인과 적립 등의 혜택을 주는 방식이다. 특정 통신사 회원에게 요금을 깎아주던 기존 제휴 신용카드가 한 단계 진화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KB국민카드는 지난달 말 멜론과 지니 등 음원사이트 요금을 자동 납부하면 매달 5000원의 캐시백을 제공하는 이지링크티타늄 카드를 내놨다. 통신요금, 아파트 관리비, 도시가스 요금 등을 결제해도 똑같은 혜택을 준다.

신한카드도 최근 ‘구독경제 토털 서비스’를 내세운 딥원스 카드를 선보였다. 가전 렌털료를 납부하거나 음원사이트, OTT 등 온라인 구독상품을 이 카드로 결제하면 포인트를 쌓아준다. 스타벅스에서 사용할 수 있는 스타벅스 머니와 밀리의 서재 전자책 서비스를 매달 결제하기로 약속해도 혜택을 제공한다.

이지링크티타늄은 실적 조건을 충족하면 최대 4만5000원을 할인해주고 딥원스는 최대 7만1000원 규모의 포인트를 돌려준다. 전달 실적을 기준으로 하면 각각 할인율이 5%가량, 적립률은 약 7%다. 일반적인 카드에 비해 혜택이 작지 않다는 평가다.

카드사가 월납 요금에 혜택을 주고 구독경제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2030세대의 소비 트렌드에 발맞추기 위해서다. 하나카드는 올초 사내에 ‘구독경제부’를 따로 구성했다. 관련 상품을 조만간 내놓을 예정이다.

월납형 카드가 ‘주 사용 카드’로 사용될 확률이 높다는 장점도 있다. 소비자는 복잡한 계산 없이 카드를 쓰는 것만으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현금 캐시백 이벤트로 가입자를 모으면 혜택만 취하고 실사용은 하지 않는 ‘체리피커’가 적지 않다”며 “반면 월납형 카드는 소비자가 구독기간 동안 카드 실적을 유지하는 ‘록인(lock-in) 효과’가 크다”고 설명했다.

김대훈 기자 daep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