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임 취소·유통업체· 식당 등 손님 급감…금호타이어 휴무·기아차 감산
출퇴근길 마스크 착용 시민 부쩍 늘어…마스크·세정제 품절현상

'신종코로나 직격탄' 광주시민 일상생활 큰 변화…지역경제 위축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16번·18번 확진 환자가 광주에서 발생했다는 소식이 잇따라 전해지면서 시민들의 일상생활에 큰 변화가 발생하고, 지역경제가 위축되고 있다
16번 환자가 지난달 19일 태국에서 입국한 후 이달 3일 격리될 때까지 16일간 광주에서 활보하고 16번 환자 딸(18번 환자)이 양성판정을 받았다는 언론 보도로 모임과 약속 취소, 외출 자제 등 유통업체와 식당 등에 손님이 크게 줄고 있다.

특히 인터넷 커뮤니티와 카카오톡 등 사회관계망 서비스(SNS) 등에 환자의 동선 등 '미확인 정보' '가짜 뉴스'가 삽시간에 유포되면서 시민들의 불안감도 확산하고 있다.

이마트 광주점과 롯데마트 상무점 등 지역유통업계 매출은 최근 보름간 1∼5%가량 줄었다.

롯데마트 상무점 직원은 5일 "어제 오후 16번 확진 환자 보도가 있었던 직후 손님이 눈에 띄게 줄었다"며 "어제 오후 4∼8시께 손님이 그 전날 같은 시각에 비해 30%가량 감소했다"고 말했다.

직장인 박모 씨는 "어제저녁 상무지구 유명 한정식 식당을 갔더니 손님이 4개 테이블밖에 없을 정도로 썰렁했다"며 "시민들이 신종코로나 환자가 광주에서 발생하자 민감하게 받아들이는 것 같다"고 말했다.

첨단 일식당 주인 김모 씨는 "어제저녁 예약 모임 3건이 취소됐다"며 "설 직후 손님이 줄더니 어제는 모임까지 취소돼 앞으로가 더 걱정이다"고 말했다.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곡성공장, 평택공장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을 우려해 8∼9일 휴무한다.

금호타이어 관계자는 "신종코로나 확진자가 광주에서 나와 근로자들의 감염 우려 등을 고려해 8∼9일 긴급휴무하기로 했다"며 "곡성공장, 평택공장도 함께 휴무한다"고 말했다.

기아차 광주공장은 중국산 부품(배선 뭉치로 불리는 '와이어링 하니스') 공급에 차질을 빚으면서 4일부터 봉고 트럭 생산을 감산했다.

기아차는 부품 재고가 남아 이번 주까지는 생산중단 조치는 없지만 재고가 소진되면 생산라인 가동 중단 가능성도 있는 상황이다.

시민들의 일상생활이 위축되는 등 큰 변화가 발생하고 있다.

지역 금융기관 모 부행장은 "특별한 약속 외에는 여러 사람과 접촉하는 약속을 취소하고 있다"고 말했다.

주부 정모 씨는 "매일 저녁 산책을 하는데 밖에 나가기가 무섭다"며 "당분간 야외운동과 외출을 삼가하고 가족끼리 집밥을 먹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신종코로나 직격탄' 광주시민 일상생활 큰 변화…지역경제 위축
평일 기준 하루 1천명 이상 이용하던 국립아시아문화전당(ACC) 어린이문화원 이용객이 4일에는 100명 미만으로 급감했다.

개인위생 관리에 신경을 쓰는 모습도 곳곳에 보였다.

5일 오전 광주 시내버스 정류장 곳곳에는 마스크를 착용한 시민들이 부쩍 늘었다.

황주영 씨는 "어제 출근길에 마스크를 착용하는 사람이 많지 않았는데 오늘은 10명 중 5∼6명은 마스크를 착용했다"며 "광주에서 확진 환자가 나와 개인위생 관리에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강윤배 씨는 "그동안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았는데 마스크를 착용하고 손을 자주 씻는 등 개인 위생관리에 신경을 써야겠다"며 "가족과 지인들 주려고 70만원어치 마스크를 온라인을 통해 주문해놨다"고 말했다.

마스크 품절 현상도 나타나면서 마스크 사기가 하늘의 별 따기다.

롯데마트 상무점 관계자는 "어제 입고한 마스크가 반나절 만에 동났다"며 "신종코로나 사태가 장기간 이어지면 마스크 공급에도 차질을 빚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회원제로 운영하는 한 건강보조제 제조업체는 이날 오전 10시 온라인에서 KF94 마스크를 1인당 100개씩 판매하기 시작했다.

개당 810원꼴로 100개들이 한상자에 8만1천원에 판매한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사이트가 폭주했다.

오전 9시부터 컴퓨터를 켜고 구매를 기다린 주부 김모 씨는 "약국은 물론, 대형마트에서도 KF94 마스크를 구할 수가 없어 기다렸는데 결국 사지 못했다"며 "회원 1인당 1상자로 한정해 살 수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사이트에 들어갈 수도 없었다"고 아쉬워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