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실 감추는 국가 고발한 드라마…분노 삭이며 '정주행'하는 중국인들 신종 코로나 남긴 깊은 상흔, 중국 현대사에 어떤 변곡점 될까
지금은 4일 밤입니다.
이곳 '우한(武漢) 체류 이력자' 집중 관찰 시설에 들어온 지 엿새째 되는 날입니다.
계속 같은 공간에서 머무르다 보니 스마트폰 속의 달력을 열어보지 않으면 오늘이 며칠째인지 기억이 희미해져 갑니다.
영화나 소설 속에서 무인도나 감옥 같은 데 고립된 주인공이 어떤 마음으로 하루가 지날 때마다 벽에다가 하나씩 선을 더 긋는지 조금은 알 수도 있을 듯합니다.
사실 밖으로 나가지 못하지만 이곳에서의 일상은 여느 때와 크게는 다르지 않습니다.
중국 매체들이 쏟아내는 뉴스들을 종일 모니터링해가면서 필요한 정보들을 걸러 내고, 전화를 돌려 가면서 취재원들로부터 새로운 소식들을 모읍니다.
그렇게 하루 너덧개의 기사를 아등바등 써내 본사로 보내놓고 나면 어느덧 해는 저물어 있습니다.
좀처럼 잠이 오지 않는 밤. 평소 못 보던 드라마나 보자고 마음먹습니다.
미국 영화전문 유선방송 HBO의 '체르노빌'을 첫 편부터 보기 시작했습니다.
제가 이 드라마를 고른 이유는 요즘 중국 인터넷에서 '체르노빌'을 봤다는 사람들이 하도 많아서입니다.
내리 다섯 편을 모두 봤습니다.
그야말로 정주행한 거죠. 그러고 나니 왜 많은 중국인이 '체르노빌'에 열광하는지 그 마음을 조금은 알듯했습니다.
3일 송고된 "신종코로나에 성난 중국 민심…'미드 체르노빌' 보며 체제 비판" 기사는 이렇게 해서 쓰게 된 겁니다.
드라마 '체르노빌'은 원전 폭발 사건 초기 상황을 은폐·축소하고 주민들을 대피시키기는커녕 일대를 봉쇄해 수많은 주민을 위기로 몰아넣은 무책임한 간부들, 원자로의 근본적인 설계 결함을 은폐한 국가, 진상을 추적하고 폭로하는 과학자들, 목숨을 걸고 추가 폭발을 막기 위해 나선 여러 사람의 모습을 그리고 있습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 사태 속에서 많은 중국인이 드라마 속 옛 소련 간부들의 모습에 자기 나라 간부들의 모습을 투영하는 듯합니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드라마에서 체르노빌 원자로 노심이 폭발한 대재난이 발생한 직후 발전소 간부들은 모여 회의를 엽니다.
그러고는 사고가 잘 수습되고 있다는 허황된 결론을 내리고, 부정적인 소문이 퍼지는 것을 막는다면서 체르노빌 발전소 인근 지역을 봉쇄해 버립니다.
많은 중국 누리꾼들은 이런 모습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 초기 우한에서 있었던 일과 소름 끼치게 닮았다고 지적합니다.
급기야 많은 이들이 전에는 찾아보기 어려웠던 노골적인 체제 비판도 서슴지 않습니다.
'Lr***'라는 아이디를 쓰는 누리꾼은 시나닷컴 웨이보(微博·중국판 트위터)에 이렇게 썼습니다.
"나는 이 한마디만 하려고 한다.
1986년 체르노빌 사고가 났고 소련은 1991년 해체됐다.
" 체르노빌 사건으로 터진 소련 국민들의 분노가 여러 다른 요인들과 결합해 체제 붕괴로까지 이어졌던 점을 상기시키는 대담한 언행을 한 것입니다.
저는 이 내용을 보자마자 바로 캡처해 스마트폰에 저장해 놓습니다.
중국에서 '민감한' 인터넷 표현은 언제 검열로 사라질지 모릅니다.
필요한 정보를 볼 때마다 바로 저장해 놓는 것이 기자들의 기본 중의 기본입니다.
많은 중국인, 특히 수천만명의 후베이성 주민들이 국가로부터 받은 상흔 역시 주목해볼 만합니다.
후베이성의 성도(省都) 우한의 인구는 1천100만명. 지난 23일 봉쇄 조처가 내려지기 전 500만명이 떠났지만 여전히 수백만 명의 시민들이 남아 있습니다.
이들은 '사람 간 감염은 없다', '질병 확산을 효과적으로 통제하고 있다'는 정부의 말을 믿다가 갑자기 내려진 봉쇄령에 '유령 도시'에 갇혔습니다.
나라 전체로 질병 확산 방지하기 위해 의료, 생활 지원 등 충분한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은 상태에서 후베이성 사람들에게 희생을 요구한 것과 다름없습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이 가장 심각한 우한에는 수천 명의 외부 의료진이 투입됐지만 여전히 병원의 수용 능력은 부족하기만 합니다.
환자들이 병원을 떠돌다가 입원조차 하지 못하고 거리에서 쓰러져가고 있다는 고발이 잇따릅니다.
우한 지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망률은 5.15%. 다른 지역 평균인 1.18%보다 4배나 높습니다.
단순한 통계 수치 이면에서는 제대로 된 치료를 받지 못해, 살릴 수 있는데도 목숨을 잃은 환자와 그 가족들의 들리지 않는 절규가 울리고 있습니다.
심지어 이 통계 수치조차도 의심받습니다.
병원 문턱을 밟지도 못한 환자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진 환자나 사망자로 분류되지도 않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 당국은 쉽게 믿기 어려운 기간인 10일 만에 1천병상 규모의 훠선산(火神山) 병원을 우한에 급조하기도 한 겁니다.
우한을 비롯한 후베이성 여러 지역에서 정든 고향을 뒤로하고 중국의 다른 지역으로 간 후베이성 사람들도 큰 고통을 겪고 있습니다.
중국 각 지역에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를 퍼뜨릴 수 있다면서 '우한인', '후베이인'을 기피하는 분위기가 역력합니다.
많은 후베이성 사람들이 신분증에 적힌 고향의 이름 때문에 호텔에서 쫓겨나고 심지어 린치에 가까운 공격을 당하기도 합니다.
여러 지방 정부들은 '잠재적인 감염자'로 여기는 후베이성 사람들을 격리 시설로 보내기 위해 1인당 수십만원씩의 현상금을 내걸기도 했습니다.
단 이틀 우한 땅을 밟았기에 여기 와 있는 저처럼 후베이성에서 왔다는 이유로 현재 중국 전역의 '자율 관찰 시설'에 격리 수용 중인 후베이성 사람은 수만명, 어쩌면 그 이상에 달할 수도 있습니다.
국민들이 국가에 느끼는 실망감은 사실 남의 일만은 아닙니다.
지난 정부 때 벌어진 세월호 사건은 '진정한 국가의 역할이 무엇인가'라는 무거운 질문을 우리에게 남겼습니다.
더 멀리 거슬러 올라가면 몰래 먼저 서울을 빠져나가고 남은 시민들이 피난 갈 수 있는 유일한 한강 다리를 폭격해 끊어 놓은 지도자도 있었습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는 아직도 커져만 가고 있습니다.
이 사태는 많은 중국인에게 2003년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사태 이상의 상처를 남길 것으로 보입니다.
원래 보통의 중국 사람들은 정치보다는 '밥'에 관심이 많습니다.
하지만 집권 중국공산당과 정부의 난맥상을 적나라하게 보여준 신종코로나 바이러스 사태를 겪으며 중국인들은 묻고 있습니다 .'국가는 왜 존재하는가'라는 근본적인 물음을 말입니다.
이런 심상치 않은 기류는 마오쩌둥(毛澤東·1893∼1976)시대 이후 가장 강력한 권력을 구축했다는 평가를 받는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에게 심각한 도전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런 우려를 인식한 듯 시 주석은 3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 사태가 중국 국가 통치 체계에 큰 시험대가 될 것이라며 위중함을 강조했습니다.
미국 정부효율부(DOGE) 수장을 맡은 일론 머스크가 미국 철도 서비스를 민영화 해야 한다고 말한지 몇주 만에 미국 철도공사 암트랙 최고경영자(CEO)가 물러난다고 19일(현지시간) 미국 CNN이 전했다.스티븐 가드너 암트랙 CEO는 성명에서 “암트랙이 현재 행정부의 전폭적인 믿음과 신뢰를 계속 유지하기 위해 자리에서 물러난다”고 말했다. 이 같은 결정은 머스크가 지난 5일 미국 연방우정청(USPS)과 암트랙을 민영화해야 한다는 발언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2022년 CEO로 임명된 가드너는 16년 동안 암트랙에 몸담아왔고, 1971년 암트랙이 설립된 이래 13번째 수장이다. 암트랙 이사회는 “우리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및 션 더피 교통부 장관과 협력해 이 나라에 걸맞는 세계적 수준의 여객 철도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머스크는 지난 5일 모건스탠리 콘퍼런스에서 미국 여객 철도 상태에 대해 언급하며 “다른 나라들이 우리보다 훨씬 더 나은 여객 철도를 가지고 있다”며 “암트랙은 슬픈 상황” 이라고 말했다. 이어 “민영화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이든 민영화 해야 하며, 민영화하면 개선할수 있는 피드백 루프(선순환 구조)가 생긴다”고 말했다. 암트랙은 미국 연방 정부가 설립했고, 미국 연방 정부가 대주주다. 미국 교통부 장관을 포함한 이사회는 대통령이 임명하고 상원의 비준을 받는다.가드너 CEO는 2020년 팬데믹 당시 손실에서 손익분기점을 맞추는데 최소 5년이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지난해 전년 대비 15% 증가한 3280만명의 승객을 수송해 기록적인 실적은 달성했으나 6억3500만달러 영업손실을 기록했다.암트랙은 이번달 낸 메모에
사람들이 전반적인 삶의 질을 스스로 평가해 매긴 주관적 행복 점수에서 한국이 147개국 중 58위로 지난해보다 6계단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19일(현지시간) 영국 옥스퍼드 대학교 웰빙 연구센터와 갤럽, 유엔 지속가능발전해법네트워크(SDSN)는 '2025년 세계행복보고서'(WHR)를 통해 국가별 행복 순위를 발표했다.1위는 행복 점수 7.736점을 받은 핀란드다. 핀란드는 이로써 8년 연속 가장 행복한 국가에 등극했다. 2위는 덴마크(7.521점), 3위 아이슬란드(7.515점), 4위 스웨덴(7.345점)으로 북유럽 국가들이 높은 순위를 기록한 것으로 드러났다.상위권에는 네덜란드(5위, 7.306점), 노르웨이(7위, 7.262점), 룩셈부르크(9위, 7.122점), 스위스(13위, 6.935점), 벨기에(14위, 6.910점), 아일랜드(15위, 6.889점), 리투아니아(16위, 6.829점), 오스트리아(17위, 6.810점) 등 유럽 국가들이 대거 포진했다.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와 전쟁 중임에도 불구하고 8위(7.234점)로 상위권에 올랐다. 코스타리카(6위, 7.234점), 멕시코(10위, 6.979점)는 처음으로 10위 안에 이름을 올렸다. 미국은 24위(6.728점)로 이 조사가 시작된 2012년 이래 최저 순위를 기록했다.한국은 58위(6.038점)로 작년(52위)보다 6계단 떨어졌다. 한국은 2023 보고서에서는 57위, 2022년에는 59위, 2021년에는 62위를 기록한 바 있다.아프가니스탄은 1.364점으로 147개국 중 최하점을 받았다. 3년 넘게 러시아와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는 111위(4.680 점), 러시아는 66위(5.945 점)에 그쳤다.연구진은 올해는 특히 배려와 나눔이 사람들의 행복에 미치는 영향을 집중적으로 분석했다. 조사 결과, 타인의 친절에 대한 믿음이 통념보다 행복과 훨씬 더 긴밀히 연결돼 있음을 발견했다.
헝가리 출신의 클래식 거장 언드라시 시프(71)가 미국에서 더는 공연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보여온 행보에 반발하면서다.'피아니스트들의 교과서'로 불리는 시프는 19일(현지시간) 보도된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믿을 수 없는 괴롭힘'을 자행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시프는 트럼프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관련 발언을 비롯해 캐나다, 그린란드, 가자지구와 관련한 팽창주의적 위협, 독일 극우 정치인에 대한 지원 등에 놀랐다고 설명했다..헝가리 부다페스트의 유대인 가정에서 태어나 홀로코스트의 공포를 목격한 그다. 시프는 이민자 대량 추방을 요구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모습이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유대인이 삶의 터전을 잃고 쫓겨나던 때의 고통을 떠올리게 했다고 묘사했다.시프는 "(트럼프 대통령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던 추악함을 가져왔다"며 "나는 그저 지금 벌어지는 일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비판했다.그는 내년 봄 뉴욕 필하모니와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와 함께하기로 한 공연을 취소하고, 올가을에는 뉴욕 카네기홀에서 열리는 리사이틀 투어도 취소할 계획이다.바흐, 모차르트 해석의 권위자인 그는 고국 헝가리뿐만 아니라 러시아에서도 권위주의 대통령의 통치에 반대하며 공연을 거부한 전례가 있다. 특히 그는 모국인 헝가리의 민주주의가 극우 성향의 빅토르 오르반 대통령 치하에서 훼손되고 있다고 비판했고, 2010년 이후 헝가리에 돌아가지 않았다. 2013년엔 BBC와의 인터뷰에서 헝가리로 돌아가면 손이 잘릴 것이라는 협박을 받았다고 토로한 바 있다.트럼프 대통령이 다시 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