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차 방어선 투입된 검역 지원 인력 안전 우려 목소리
피로도 누적되는데 사태 장기화 가능성…대책 긴급히 마련해야
질본 "기존 검역 인력도 마스크와 장갑만 착용…문제없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의 장기화 가능성이 제기되는 가운데 1차 방어선인 공항 검역 현장에 투입된 군과 경찰 등 검역요원들 의 피로가 점차 쌓여가고 있다.

특히 투입된 군과 경찰 지원 인력이 마스크와 장갑만 낀 채 중국에서 온 입국자를 대상으로 1차 체온측정을 하는 것을 두고 검역 과정에서 2차 감염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30일 질병관리본부와 김해공항 검역을 담당하는 국립김해검역소 등에 따르면 중국 전역을 검역 감염병 오염지역으로 지정된 28일부터 중국 모든 노선에서 들어오는 입국자를 대상으로 게이트와 검역대에서 이중 발열 검사가 실시되고, 모든 승객에게 건강 상태질문서를 제출받아 증상 유무를 가려낸다.

우선 중국발 승객이 항공기 탑승교에서 내리면 비접촉 체온계로 군과 경찰이 체온을 1차로 측정한다.

이 과정에서 37도 이상 고열이나 구두로 건강 이상을 호소하면 곧바로 공중보건의나 역학 조사관이 추가 조사를 한다.

1차 체온 측정을 통과한 승객들도 검역대로 이동해 열화상 카메라로 2차 발열 감사를 받고 검역소 직원에게 건강 상태 질문서를 제출한다.

검역소 직원은 열화상 카메라와 질문서를 토대로 증상이 의심되는 사람은 별도 공간에서 역학 조사관이 참여한 가운데 추가조사를 진행해 최종 격리 여부를 결정한다.

제한된 인원으로 평소보다 훨씬 강화된 검역을 수행하다 보니 기존검역원과 추가로 투입된 군·경찰 모두 피로도가 높아지고 있다.

김해공항은 기존 김해검역소 직원 25명에 지난 27일부터 군 11명, 경찰 11명, 보건복지부 직원 3명이 추가로 투입돼 총 50명이 검역에 투입되고 있다.

이들이 검역하는 승객은 하루 평균 1만4천명가량이다.

전수 발열 조사가 필요한 중국 노선 승객은 하루 평균 1천800명가량이다.

검역원 안전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특히 검역 최전선에서 1차 체온을 측정은 인력은 지원된 군과 경찰이 마스크와 보호 장갑만 착용하고 체온을 측정하는 것을 두고 이들 안전을 우려하는 의견도 적지 않다.

질병관리본부와 검역소는 마스크와 장갑만 착용하고 체온 측정을 하는 것이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검역소 관계자는 "질병관리본부 지침에 따라 의심 환자 분류를 위해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실시하는 검역에는 지원·기존 인력 모두 마스크와 장갑만 착용하고 검역을 하고 있다"며 "호흡기 질환 검역은 마스크만으로도 감염 우려가 없는 것으로 파악한다"고 말했다.

이어 "1차 체온 측정을 군과 경찰이 하는 이유는 기존 인력들은 건강 상태 질문서 체크나 열화상 카메라 등 비교적 전문적인 검역에 투입되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는 눈, 코, 입 등 여러 점막을 통해 침투할 수 있고 외국에서 무증상 감염 사례도 나오고 있기 때문에 검역 과정이 안전해 보이지 않는다는 의견도 있다.

경찰과 군 내부적으로도 검역에 지원된 인력이 다소 위험해 보인다는 의견이 상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경찰은 "평소 검역 업무를 하지 않는 군과 경찰은 검역소 직원들보다 공포감을 더 크게 느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최근 중국을 다녀온 박모(45) 씨는 "중국발 승객들이 방독면과 물안경 등을 쓰고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며 공항에 도착했는데 검역관들이 오히려 마스크와 장갑만 착용하고 있어 의아했다"며 "검역원 안전과 국민 불안 해소를 위해서라도 추가 보호장비가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