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한교민 수송한 경찰관 "긴장되고 힘들었지만 도움 돼 뿌듯"
"신체적으로 힘들긴 했습니다만, 수송이 무탈하게 끝나고 긴장이 풀리니 뿌듯한 마음도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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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 오전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서 1차 전세기편으로 귀국한 교민·유학생 368명 중 무증상자 15명을 태우고 충남 아산경찰인재개발원으로 향하는 33인승 경찰버스를 운전한 박대성 경위(수원 남부경찰서)는 무사히 임무를 완수한 뒤 이같이 소감을 전했다.

박 경위는 이날 연합뉴스와 전화 인터뷰에서 "갈 사람이 없으면 내가 가면 된다는 생각으로 '제가 봉사하겠습니다'라고 했다"며 "잘 끝나고 나니 도움이 됐다는 사실에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박 경위는 전날 1종 대형 운전면허를 지닌 다른 경찰 35명과 함께 수송 차량 운전을 자원했다.

이날 오전 3시께 수원에서 출발해 12시간가량 일했다는 박 경위는 "자원할 때만 해도 (신종코로나 감염에 대해) 큰 우려가 없었는데, 막상 새벽에 동원돼서 온몸을 가리는 방호복을 입고 교육을 받으니 긴장이 됐다"고 회상했다.

박 경위는 "큰 어려움은 없었지만 방호복에 방역 마스크·고글까지 착용하다 보니 땀이 나고 힘들었다.

결국 고글을 벗고 운전했다"며 "버스에 탑승한 15명의 교민들도 긴 여정에 지쳐 보였다"고 상황을 전했다.

그는 "문제없이 아산에 도착해 캐리어를 옮기는 것까지 도와드리며 교민들과 '감사합니다' 하고 인사를 나눴다"며 "뿌듯했지만, 나 때문에 불안해할 가족들한테는 조금 미안하기도 하다"고 속내를 내비쳤다.

남아 있는 우한 지역 한국인을 추가로 데려오기 위한 2차 전세기가 이날 밤 출발한다.

이 전세기가 이튿날 오전 김포공항으로 돌아오면 박 경위는 다시 버스를 운전할 예정이다.

경찰은 우한 교민 수송이 완료되면 운전을 담당한 경찰관들에게 2주의 공가(公暇)를 허용할 방침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