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美 중동평화구상에 '합병 계획' 비판
터키가 미국의 중동평화구상에 대해 '합병 계획'이라며 비판하고 나섰다.

터키 외교부는 29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이른바 미국의 평화구상은 유산(流産)됐다"고 혹평했다.

외교부는 성명에서 "이는 '2국가 해법'을 파괴하고 팔레스타인 영토를 빼앗기 위한 합병 계획"이라며 "팔레스타인의 사람과 땅을 매수할 수는 없다"고 비판했다.

'2국가 해법'은 1967년 제3차 중동전쟁 이전의 국경선을 기준으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각각 국가를 건설해 독립국으로 공존하는 구상을 의미한다.

외교부는 "예루살렘은 우리의 한계선(Red Line)"이라며 "우리는 이스라엘의 (요르단강 서안) 점령과 잔혹 행위를 합법화하려는 어떤 시도도 용인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항상 형제와 같은 팔레스타인의 곁에 서 있을 것이며, 팔레스타인 땅에 팔레스타인 독립국을 수립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팔레스타인의 지지를 받지 못하는 어떤 계획도 지지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스라엘이 점령 정책을 끝내지 않고는 중동에 어떤 평화도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터키, 美 중동평화구상에 '합병 계획' 비판
전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함께 중동평화구상을 발표했다.

이 구상에는 요르단강 서안의 이스라엘 정착촌에 대한 이스라엘 주권을 인정하는 대신 새로운 정착촌 건설을 일정 기간 동결하고 팔레스타인은 동예루살렘에 국가를 건설하는 내용이 담겼다.

요르단강 서안은 이스라엘이 1967년 제3차 중동전쟁에서 승리한 뒤 강제로 점령한 지역이지만 유엔 등 국제사회는 이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또 이스라엘은 예루살렘을 수도로 유지하고 팔레스타인은 동예루살렘 지역을 수도로 하게 되며, 미국은 팔레스타인 독립국을 설립하고 대사관을 개설하는 데 500억 달러의 국제 금융을 제공하기로 약속했다.

그러나 팔레스타인 측은 미국의 중동평화구상에 강력히 반발했다.

마무드 아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은 "예루살렘은 흥정의 대상이 아니다"라며 "팔레스타인 민족은 미국의 구상을 역사의 쓰레기통으로 보낼 것"이라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