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화 ‘구름빵’(사진)이 애니메이션과 뮤지컬 등으로 제작되면서 대성공을 거뒀는데도 당초 계약대로 2000여만원을 받게 된 원작자 배희나 씨가 출판사 등을 상대로 저작권 소송을 냈으나 1·2심 모두 패소했다.

28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등법원 민사4부(부장판사 홍승면)는 동화 구름빵의 작가 배씨가 한솔교육과 한솔수북 등을 상대로 낸 저작권 침해 금지 소송에서 1심과 같은 취지로 원고 패소 판결했다. 한솔교육은 2004년 구름빵을 출간한 곳이며, 한솔수북은 2013년 출판사업이 분할된 회사다.

구름빵은 동화를 원작으로 한 뮤지컬과 애니메이션이 나오는 등 수천억원대 부가가치를 창출한 작품이지만 정작 작가 백씨 손에 들어간 수입은 2000만원 남짓이다.

백씨가 신인 작가 시절 원고를 넘기면서 출판사에 저작권을 일괄 넘기는 ‘매절계약’을 맺었기 때문이다. 백씨와 한솔교육이 맺은 계약에는 ‘저작인격권을 제외한 저작재산권 등 일체의 권리를 한솔교육에 양도한다’는 조항이 있다. 백씨는 해당 조항이 불공정하다며 무효라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계약을 체결할 당시 백씨가 신인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해당 조항은 위험을 적절히 분담하려는 측면도 있다”며 “백씨에게 부당하게 불리한 조항이라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이어 “저작재산권이 원고에게 있다고 볼 수 없고 저작인격권 침해도 인정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남정민 기자 peux@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