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 CEO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 CEO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에 참석한 글로벌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은 미·중 무역분쟁 등에 따른 불확실성이 제거돼야 세계 경제가 성장할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마이너스 금리 등 초저금리 기조가 계속되는 데 따른 부작용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 CEO는 22일(현지시간) 스위스 다보스에서 한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미·중 간 무역분쟁에 따른 큰 불신이 기술비용을 늘려 경제성장을 해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4700억달러 규모에 달하는 반도체산업을 세계 각국 기업이 상호 연결된 대표적 사례로 꼽았다. 나델라 CEO는 “미국과 중국이 반도체 시장에서 서로 다른 공급망을 형성한다면 거래비용이 높아져 세계 경제가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며 “각국이 협력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계 각국을 대상으로 한 5세대(5G) 이동통신 장비 도입을 놓고 미국으로부터 이른바 ‘스파이’ 혐의를 받고 있는 중국 화웨이의 런정페이 CEO는 “우리는 더 많은 공격에서 살아남을 수 있고, 미국의 공세에도 충분히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세계 최대 사모펀드 블랙스톤의 공동 창업자인 스티븐 슈워츠먼 CEO는 “미·중 1단계 무역합의 서명에서 관세가 (완전히) 철회되지는 않은 데다 기술 분야 등의 문제도 남아 있어 양측 간 이견이 여전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투자에 대해선 신중한 의견을 제시했다. 슈워츠먼 CEO는 “초저금리 기조가 계속 이어지는 데 따른 기대로 모든 시장과 자산 가치가 이미 지나치게 올랐다”고 지적했다.

제이미 다이먼 JP모간체이스 CEO는 경기 부양을 위해 유럽연합(EU), 일본은행이 도입한 마이너스 금리에 우려를 표시했다. 다이먼 CEO는 이날 미국 CN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세계에서 유일하게 거품이 끼여 있는 시장은 국채”라고 지적했다. 그는 “세계 중앙은행들은 그들이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할 수 있다고 여긴다”며 “하지만 그것은 착각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마이너스 금리를 도입한 중앙은행들이 이 정책에 따른 부작용을 만회하기 어려운 함정에 빠졌다는 것이 다이먼 CEO의 지적이다.

구글 모기업인 알파벳의 순다르 피차이 CEO는 인공지능(AI)이 인류 역사에서 불이나 전기보다 더 영향력이 클 것이라는 진단을 내놨다. AI가 몰고올 여파가 인류 문명에 중대한 전환점이 된 불이나 전기의 발견보다 더 클 것이라는 뜻이다.

런던=강경민 특파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