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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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시부모님 같은 분을 만난 건 복이라고 생각했는데 제 착각이었어요."

건강 상의 이유로 휴직을 하자 시어머니의 태도가 달라졌다는 A씨의 하소연이 온라인 상에서 화제다.

최근 들어 건강이 부쩍 안 좋아진 A씨는 남편과의 상의 끝에 1년 간 병가를 내고 집에서 쉬기로 했다. 오랜 시간 고민했지만 회복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선택이라 생각한 A씨. 그러나 시어머니로부터 들은 첫 마디는 건강 걱정이 아닌 "애비 혼자 벌어서 생활을 감당할 수 있겠냐"였다.

'그동안 살갑게 대해주던 시어머니였는데….'

갑자기 거리감을 느껴진 A씨는 시어머니가 결국 돈벌이하던 자신을 좋아했던 게 아니었나 싶은 생각까지 들었다. 시어머니는 전셋집을 내놓고 합가해서 같이 살자는 이야기까지 꺼냈다.

결정적인 사건은 따로 있었다. A씨의 친정에서는 자주 시댁에 고기나 과일 등을 보냈다. A씨가 휴직 중인 어느 날 어김 없이 친정에서는 물건을 보내왔고, 빨리 상할 수 있는 생물을 보낸 탓에 A씨의 남편이 혼자 부모님댁을 찾았다. A씨는 아침부터 몸이 좋지 않아 동행하지 못했다.

이때 시어머니로부터 걸려온 전화 한 통.

수화기 너머로 "애비는 내일 또 출근해야 하는데 집에 있는 네가 가지고 오지 그랬냐", "딸이 집에만 있으니 사돈께서 신경이 쓰이셨는지 평소보다 더 좋은 걸 보내셨다" 등의 말이 흘러 나왔다. 한 마디 한 마디가 기분 나빴던 A씨는 결국 "나도 우리 부모님한테는 세상 귀한 딸이다"라고 말하고는 전화를 끊었다.

놀란 시어머니는 아들에게 A씨가 오해를 한 것 같다며 장문의 메시지를 보냈다. 그러나 A씨의 마음은 풀리지 않았다.

해당 사연을 접한 네티즌들은 "이건 친정에도 이야기해야 한다", "몸 안 좋아서 휴직한 건데도 이러면 앞으로 아이 낳으면 더 심할 듯", "친정에도 선물 그만 보내라고 알려줘야 할 듯", "중간에서 남편이 곤란하겠는데", "그래도 시어머니와 대화를 먼저 해보는 건 어떨까", "아예 모른 척 지내면 오히려 불편할 것 같다" 등의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한 결혼정보회사가 전국 기혼 여성 403명을 대상으로 시댁 방문에 대해 조사한 결과, 전체 응답자의 절반 이상(58.1%)이 '시댁 방문은 어렵고 불편하다'고 답했다. '시댁 방문을 불편하게 하는 식구'로는 '시어머니'가 41.8%로 1위였고, 이어 '시누이'가 21.2%로 2위를 차지했다.

'시댁 방문 시, 듣기 싫은 말'은 전체 응답자 33.3%가 '시댁 용돈 및 지출 언급'을 가장 높게 꼽았으며, '살림 및 내조 언급'(25.3%), '친정 언급'(16.3%), '자녀 교육 및 양육 언급'(16.0%), '본인 직장생활 언급'(5.3%) 등이 뒤를 이었다.

업체 관계자는 시댁과의 불편함을 해소하기 위한 방법으로 "가능한 한 남편에게 도움을 요청해 고민과 부담을 함께 나누고, 시댁에 대한 거부감을 줄여 나감으로써 상대가족에 대한 스트레스를 최소화 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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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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