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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 프로배구 현대캐피탈의 최태웅 감독이 18일 대한항공전 승리의 공을 세터 황동일(34)에게 돌렸다.
황동일은 지난해 6월 현대캐피탈에 새 둥지를 틀고 백업 세터로 뛰어왔다.
이날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대한항공전에서 시즌 처음으로 선발 세터로 출전한 황동일은 세트 스코어 3-1(23-25 25-23 25-19 25-17) 역전승을 이끌었다.
최 감독은 "기존 세터 이승원의 토스 패턴을 다른 팀이 많이 읽고 대비를 한 상태였다.
때마침 황동일이 우리 팀에 적응이 거의 됐다고 느껴서 과감하게 투입했다"며 "공격수들과 호흡이 잘 맞았다"고 칭찬했다.
특히 "황동일의 예측 불허 토스에 많이 놀랐다"고 감탄했다.
최 감독은 벤치에서 경기를 지켜보면서도 토스가 어디로 갈지 잘 몰랐다고 말하기도 했다.
최 감독은 "오늘 컨디션이면 앞으로 충분히 선발로 나올 수 있다"고 믿음을 보냈다.
이어 "5년만 더 일찍 만났으면 좋았을 텐데 아쉽다.
팀의 신영석, 문성민도 황동일과 같은 학교(경기대) 출신이어서 더 일찍 왔다면 더 좋았을 텐데 아쉬움이 조금 있다"고 말했다.
이런 최 감독의 마음을 전해 들은 황동일은 "그동안 연습했던 게 조금이나마 나와서 감독님께서 그런 말씀을 해주신 게 아닐까"라며 기뻐했다.
황동일은 "현대캐피탈에 와서 처음으로 선발 출전했다"며 "지난 경기 결과가 안 좋아서 오늘은 아무 생각 없이 밝게 하려고 한 게 주효했다.
그러면서 흥분하지 않았다"고 활약 비결을 밝혔다.
그는 지난 시즌까지 삼성화재에서 뛸 때 경기 중 흥분을 잘한다는 지적을 받고는 했다.
황동일은 "오늘날을 기다렸다.
오늘을 기다리며 계속 연습하고 마음가짐을 준비했다"며 "다음 경기에도 선발로 나올지는 중요하지 않다.
팀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된다면 만족하겠다"고 강조했다.
신영석, 문성민 등 대학 동기들과 호흡을 맞춘 것에 대해서도 "오늘만 기다렸다.
신인 때부터 친구들과 같이 뛰고 싶다는 생각을 수천번 했다"면서 "그때는 보완할 게 너무 많고 실력도 안 됐다.
오늘은 친구들과 뛰면서 너무 좋고 행복했다"며 웃었다.
황동일은 자신을 지도해준 최 감독에게도 고마움을 전했다.
그는 "감독님은 최고의 스타셨다.
보완해야 할 점과 장점을 극대화할 부분을 비디오로 보시면서 이야기해주시는데, 그런 부분을 많이 배운다"고 말했다.
최 감독은 "황동일이 절실함과 간절함을 많이 보여주더라. 프로선수 마인드가 잘 잡힌 선수더라"라며 "오늘 잘했지만, 자만하지 않게 해줘야 한다.
처음 우리 팀에 왔을 때처럼 계속 '제로'(0)에서 시작해주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