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더스 "터무니없는 얘기…힐러리도 트럼프보다 300만표 더 얻어"
민주당 후보 여론조사선 바이든 25%로 1위 유지…샌더스 19%·워런 16%

미국 민주당 경선 후보인 버니 샌더스(버몬트) 상원의원이 경선 출마 1년여 전 엘리자베스 워런(매사추세츠) 상원의원에게 여성은 대통령이 될 수 없다는 발언을 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13일(현지시간) CNN방송에 따르면 샌더스 의원은 2018년 12월 워싱턴DC에 있는 워런 의원의 자택에서 워런 의원과 만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어떻게 대결해야 할지에 대해 이야기를 하던 중 이 같은 실언을 했다는 것이 두 사람의 만남에 대해 알고 있거나 이날 만남 직후 워런 의원과 이야기를 했다는 측근 4명의 증언이다.

워런 의원이 자신은 경제에 대한 강력한 논거를 내세울 수 있고, 여성 유권자들의 폭넓은 지지를 받을 수 있는 두 가지 강점이 있다고 말하자, 샌더스 의원이 여성이 승리할 수 있다고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또한 두 사람의 대화를 전한 4명 중 3명은 워런 의원이 샌더스 의원에게 여성이 승리할 수 없다는 평가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답했다고 전했다.

이 외에 두 사람은 결국 경선에서 맞닥뜨리게 될 것이라며 진보 운동에 해가 가지 않도록 서로 예의를 갖추고 상대를 공격하는 일은 자제하자는 이야기도 오간 것으로 전해졌다.

"샌더스, 워런에 '여성은 대통령 될 수 없어' 말해" 논란
샌더스 의원은 이 같은 주장에 대해 터무니없는 이야기라고 반박했다.

그는 "워런 의원이 대선에 출마하겠다고 밝힌 그 모임에서 여성이 이길 수 없다고 말했다는 건 터무니없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이오와주 당원대회(코커스)를 3주 앞둔 상황에서 1년도 전에 했다는 사적 대화를, 그 방에 있지도 않았던 사람들이 거짓으로 말하는 것이 슬프다"고 말했다.

그는 "그날 밤 내가 한 이야기는 트럼프는 무기화할 수 있는 것이 있다면 무엇이든 하는 거짓말쟁이자 성차별주의자이며 인종차별주의자라 것이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여성이 2020년 대선에서 승리할 수 있다고 보느냐고 묻는다면 당연히 그렇다고 답하겠다"며 "다 떠나서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2016년 트럼프보다 300만표를 더 얻었다"고 강조했다.

워런 의원 측은 이에 대한 입장을 밝히길 거부했다.

"샌더스, 워런에 '여성은 대통령 될 수 없어' 말해" 논란
샌더스 의원과 워런 의원의 대화는 미국 유권자뿐만 아니라 민주당 내 고위 지도부에서도 팽배한 여성 대통령 당선에 대한 회의론을 드러낸다고 CNN은 지적했다.

당내에선 클린턴 전 장관의 대선 패배를 두고 성차별이 일부 작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워런 의원이 현재 민주당 경선에서 당선 가능성이 있는 소위 '4강 후보' 중 유일한 여성이라는 점도 샌더스 의원 발언의 진위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한편, 퀴니피액대학이 최근 실시한 전국 여론조사에 따르면 민주당 대통령 후보 경선에서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의 지지율이 25%로 1위를 유지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이날 보도했다.

그러나 이는 지난해 12월에 비하면 4%포인트 감소한 수치다.

샌더스 의원이 19%로 그 뒤를 쫓았고, 워런 의원은 16%로 나타났다.

피트 부티지지 인디애나주 사우스벤드 시장은 8%,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도 6%로 한 자릿수에 머물렀다.

내달 3일 당원대회가 열리는 아이오와주의 여론조사만 놓고 보면 바이든 전 부통령과 샌더스 의원, 부티지지가 모두 선두를 놓고 경합을 벌이는 모양새라고 통신은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