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교육청 요청에 대신고 이전 가정해 부지활용 연구 발주
교육청 "이전계획 없지만 만일의 경우 대비"
'학생찾아 학교이사' 서울 대신고 '종로→동작구' 이전안 재부상
서울 종로구에 있는 대신고등학교를 동작구 흑석뉴타운으로 이전하는 방안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14일 서울시교육청과 서울시에 따르면 서울시는 '대신고 부지 활용구상(안) 연구용역'을 최근 발주했다.

연구목적은 종로구 행촌동에 자리한 사립고등학교인 대신고가 다른 지역으로 옮겨가는 상황을 전제로 1만3천여㎡ 부지를 활용할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다.

학생이 적은 도심에 있는 대신고를 학생이 증가하는 재개발지역으로 옮기는 방안은 '잊을 만하면' 나오는 이야기였다.

그간 유력한 이전 후보지는 동대문구 전농7구역과 동작구 흑석9구역이었다.

두 자치구의 '대신고 유치경쟁'은 재작년 말 절정에 달했다가 교육청이 이전 계획이 없다고 못 박으면서 가라앉았다.

이번 대신고 부지 활용구상(안) 연구용역은 교육청이 요청해 서울시가 발주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교육계에서는 교육청이 대신고를 흑석9구역로 이전하는 방안을 검토하기 시작했다는 말이 돈다.

경쟁지였던 전농7구역 학교 부지는 서울시가 '서울대표도서관'을 짓겠다고 최근 계획을 발표한 터라 후보지에서 제외됐다.

교육청은 현재도 대신고 이전계획이 없기는 마찬가지라는 입장이다.

다만 만약의 경우에 대비하고자 서울시에 연구용역을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서울시가 지난해 연구용역 예산을 확보해놓은 상황이었다는 점도 고려된 것으로 전해졌다.

사립학교 이전 시 가장 큰 걸림돌은 기존 학교 부지를 사줄 매입자를 구하는 것이다.

기존 부지를 매각해 자금이 확보돼야 새 땅을 사서 건물을 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사립학교법상 사립학교 부지와 건물은 모두 학교법인의 소유여야 한다.

교육청 관계자는 "기존 학교 부지 매각방안이 없어 이전이 무산된 학교가 몇 곳 있었다"면서 "학교가 이전해 나간 부지를 어떻게 활용할지 먼저 방안을 마련한 뒤 이전 여부를 검토해야 학생과 학부모의 혼란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대신고 측도 동작구로 옮길 뜻이 있는 것으로 안다"면서 "하나의 학교군인 동작·관악구 전체로 따지면 학교가 부족하지 않지만, 흑석동만 보면 교육여건이 좋지 않은 것도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흑석동은 1997년 중대부고가 강남구로 옮겨가면서 고등학교가 한 곳도 없다.

도심 공동화 현상에다가 저출산에 따른 학생감소가 겹치며 신입생 구하기가 어려워진 도심 학교가 학생을 찾아 이사하는 일은 반복되고 있다.

2016년에는 중구 계성여고가 성북구로 이전했고 2017년에는 종로구 풍문여고가 강남구로 옮겨갔다.

성동구 덕수고의 경우 인문계열은 2021년까지 송파구 위례신도시로 이전하고 특성화계열은 2023년 다른 상업고에 흡수·통합될 예정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