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매각 걸림돌 노동조합 제거하려 폐업" 법적 대응 예고
문 닫은 해운대 그랜드호텔 진통 계속…노조 강력 반발
부산 대표 특급호텔인 해운대 그랜드호텔이 23년간 영업을 끝으로 지난해 연말 문을 닫았지만, 폐업에 반대하는 노조 반발은 현재 진행형이다.

13일 부산 호텔업계에 따르면 그랜드호텔은 지난해 12월 31일을 기점으로 모든 영업을 중단한 상태다.

당일 해운대구에 폐업 신고를 해 수리가 됐다.

향후 청산인 선정과 자산·부채 확인, 공고 등 절차와 세금 신고를 마치면 법상 완전히 폐업 절차가 마무리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호텔이 문을 닫으면서 졸지에 거리로 나앉게 된 노조원들은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300여명의 직원 중 희망퇴직을 받아들인 직원을 제외하고 40∼50명의 직원이 투쟁을 벌이고 있다.

이들은 노조 사무실 점유권을 행사하면서 매일 출근 투쟁을 이어가고 있다.

노조는 폐업정지 가처분 신청은 물론이고 부당해고·체불 임금 등을 주장하며 법적 대응에 나서겠다고 설명했다.

노조는 그동안 그랜드호텔을 인수하겠다는 제안이 잇따랐음에도 사측이 폐업부터 하고 나선 것은 매각 이윤 극대화를 위한 조치라고 비판한다.

노조 한 관계자는 "부동산 시세차익만 1천억원에 달하는데 경영악화로 인한 폐업 사유가 말이 안 된다"면서 "매각으로 인한 시세차익을 키우는 걸림돌인 노동조합과 직원들을 제거한 뒤 비싸게 팔겠다는 전략일 뿐이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14일 오전 11시 해운대구청 앞에서 규탄 기자회견을 열 계획이다.

그랜드호텔은 해운대 해수욕장 바로 앞에 1996년 문을 열고 23년간 운영해왔다.

설립 초에는 향토기업이 운영했지만 2007년 대표가 고려인계인 퍼시픽인터내셔널해운으로 운영권이 넘어갔다.

사측은 지난해 연말 해운대 호텔 경쟁으로 적자 운영이 지속되고 있다며 돌연 폐업을 선언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