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액화천연가스(LNG)운반선 수주가 늘어날 것이란 기대가 커지고 있다. 국제해사기구(IMO)의 오염물질 규제인 ‘IMO 2020’이 전격 시행되면서 LNG 수요가 증가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다. LNG선 건조는 국내 조선사들이 독보적인 경쟁력을 갖고 있다.

대세가 된 LNG선…조선 빅3 '수주 행진' 예약
5일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선박 발주 규모는 전년보다 약 28% 증가한 770억달러(약 90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의 주력 선박인 LNG선 발주도 작년 40척에서 올해 약 60~70척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환경규제로 글로벌 에너지 수요가 원유에서 가스로 옮겨가면서 LNG선 발주가 늘어나고 있다”며 “미국이 셰일가스 생산량을 늘리고 있어 LNG 공급량도 꾸준히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 등에 따른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로 작년 세계 상선 발주량은 약 40% 줄었다. 반면 LNG선 발주는 꾸준히 늘어났다. 작년 11~12월에만 LNG선 한 해 발주량의 3분의 1이 집중됐다. 올해도 이런 분위기는 이어질 전망이다. 이미 사우디아라비아 카타르 등의 글로벌 에너지 기업을 중심으로 LNG선 발주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LNG선 외에 LNG를 연료로 움직이는 LNG 추진선 수요도 갈수록 늘어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IMO 2020은 선박 연료의 황 함유량을 3.5%에서 0.5%로 대폭 낮추는 규제다. 선주들은 선박에 탈황장치(스크러버)를 부착하거나 오염물질 배출량이 적은 LNG 추진선을 추가로 발주해야 하는 상황이다. 박무현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세계적으로 LNG 추진선으로 교체하려는 수요는 1만7688척에 달한다”고 말했다.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 국내 조선 ‘빅3’는 LNG선 부문에서 중국 일본 등 경쟁국 업체들과 ‘초격차’를 유지하고 있다. 조선·해운 분석업체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작년 세계 LNG선 발주량 중 80%를 한국이 따냈다.

다만 환경규제에 따른 선박 발주는 올 하반기에 집중될 전망이다. 양종서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 연구원은 “선주들이 올 상반기 동안 환경규제 효과를 확인하고 하반기부터 발주에 나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