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 주의보·경보가 각기 다른 날 발령되기도 하지만 같은 날 중복해서 발령되는 경우가 많은 만큼 횟수와 상관없이 중복 일수를 제외하면 연중 관련 경보가 발령된 일수는 2015년 16일, 2016년 8일, 2017년 8일, 2018년 12일, 2019년 18일 등으로 해마다 늘어나는 추세다.
발령 지속 시간만 따지면 2015년 115시간, 2016년 75시간, 2017년 80시간, 2018년 67시간, 2019년 197시간 등으로 특히 지난해 제주의 대기수준이 매우 좋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
지난해 3월 5일에는 제주에 사상 처음으로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내려지기도 했고, 미세먼지·초미세먼지 관련 경보가 내려지지 않은 달은 6∼9월 넉 달밖에 되지 않았다.
또 굳이 관련 경보가 발령되지 않더라도 제주 동부·서부·남부·북부 등 권역별로 미세먼지·초미세먼지 나쁨 또는 매우 나쁨 단계의 대기 상태가 수시로 나타났다.
지난 5년간 미세먼지 주의보가 발령된 날의 연간 1시간 평균 농도 최대치는 들쑥날쑥했다.
연간 최대치는 해마다 200㎍/㎥를 훌쩍 넘겼으며, 2016년 5월 7일에는 530㎍/㎥를 기록했다.
서울시의 경우 1시간 평균 농도 최대치가 2015년 245㎍/㎥, 2016년 373㎍/㎥, 2017년 423㎍/㎥이었음을 고려하면 이는 기록적인 수치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미세먼지 연평균 농도 통계를 바탕으로 미세먼지 농도가 과거에 비해 해마다 개선되고 있다는 의견을 제시하기도 한다.
실제로 2001년부터 2019년까지 제주의 연평균 미세먼지 농도는 증감을 반복하다 2014년 47㎍/㎥, 2015년 44㎍/㎥, 2016년 41㎍/㎥, 2017년 37㎍/㎥, 2018년 35㎍/㎥, 2019년 35㎍/㎥ 등으로 6년간 계속해서 하락했다.
초미세먼지 수치 역시 공식 측정 첫해인 2015년 23㎍/㎥ 이후 2016·2017년 22㎍/㎥, 2018·2019년 19㎍/㎥ 등으로 꾸준히 낮아졌다.
이러한 추세는 다른 지역도 마찬가지다.
전국의 연평균 미세먼지 농도는 2014년 49㎍/㎥에서 2018년 41㎍/㎥, 초미세먼지 농도 역시 2015년 26㎍/㎥에서 2018년 23㎍/㎥ 등으로 낮아졌다.
그런데도 도민을 비롯해 국민 대다수는 해를 거듭할수록 미세먼지가 더 심해졌다고 느낀다.
이유는 연평균 농도와 상관없이 시야가 뿌옇게 흐려질 정도로 미세먼지 농도가 높아지는 '고농도' 현상이 갈수록 더 잦아졌기 때문이다.
앞서 제시한 통계자료처럼 제주에선 도내 어디서든 볼 수 있었던 한라산이 희뿌연 먼지로 인해 형체도 없이 사라지는 날이 더 많아졌다.
제주도보건환경연구원 김명찬 연구사는 "미세먼지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지면서 관련 측정 기준이 강화되다 보니 관련 주의보와 경보 발령 횟수가 늘어나고 있다"며 "지난 2019년의 경우 중국발 외부요인에 의해 고농도 미세먼지가 제주에 영향을 끼친 날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제주지역의 경우 타지역보다 대기 오염물질 배출원이 적어 비교적 미세먼지 연평균 농도가 낮지만, 고농도 미세먼지가 제주를 덮칠 때는 야외활동을 자제하고 외출할 때는 미세먼지를 차단할 수 있는 KF80 이상의 방역 마스크를 반드시 착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세먼지 주의보는 미세먼지 시간당 평균농도가 150㎍/㎥ 이상, 경보는 시간당 평균농도가 300㎍/㎥이상 2시간 이상 지속할 때 발령된다.
초미세먼지 주의보는 초미세먼지 시간당 평균농도가 75㎍/㎥ 이상, 경보는 150㎍/㎥ 이상 2시간 이상 지속할 때 발령된다.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는 당일 오후 4시(16시간)까지 초미세먼지 평균 농도가 50㎍/㎥를 초과하고 다음 날(24시간) 초미세먼지 평균 농도가 50㎍/㎥를 넘을 것으로 예보될 때 발령된다.